
[개성공단 공동취재단] 15일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실무회담이 시작된 가운데 남북 양측 수석대표는 회담에 앞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우리측 김기웅 수석대표와 박철수 북측 수석대표는 이날 오전 10시8분께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앞서 악수도 하지 않아 회담이 난항을 겪을 것임을 예고했다. 보통 회담 직전에는 포토타임을 갖고 악수를 하는 것이 보통이라는 게 통일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양측은 '집중호우'를 주제로 입씨름을 벌이기도 했다. 김 수석대표는 “오시느라 수고가 많았다”는 박 수석대표의 인사에 “저희 쪽도 비가 많이 왔고 이쪽도 많이 왔다”고 답했다.
박 수석대표는“내리는 비도 오늘 회담 결과에 따라 여러가지로 이해될 수 있다”며 “공업지구 회담 결과가 큰 기여를 한다면 비가 미래의 축복이 될 수 있고, 아니면 한철장(한 철 장사)이 될 수 있다”고 맞받았다.
이어 박 수석대표가 “자리정리를 하자”며 비공개 회담에 들어가려 하자 김 수석대표는 “비가 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다”며 “상황이 쉽지 않지만 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에 대한 믿음을 갖고 남북 대표가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대표는 “단장 선생의 그 얘기를 공업지구를 잘 해보겠다는 우과청천 개념으로 이해하겠다. 다른 말 없느냐”고 짧게 답했다.
김 수석대표는 “남북 대표들이 상대에 대해서 신뢰를 하고 진지하게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에 선다면 어떤 문제도 풀어갈 수 있다. 그런 뜻으로 말한 것"이라고 재차 밝혔지만, 박 수석대표는 ”자리를 정돈하자“며 비공개 회담을 시작했다.
한편 앞서 이날 오전 7시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출발한 우리 측 대표단은 오전 8시30분 군사분계선(MDL)을 통과, 8시56분께 개성공단 종합지원 센터에 도착했다. 김 수석대표는 미리 기다리던 박 수석대표에게 “반갑다”고 인사를 건넸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소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던 오전회의는 1시간 20분가량 진행됐으며 오전 11시30분에 종료됐다.
우리측은 이번 회담에서 개성공단 중단사태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반면, 북측은 공단의 즉각적인 재가동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난항이 예상된다. 양측은 오전 전체회의 외에도 수석대표 간 접촉을 거쳐 이견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