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 남북당국회담을 하루 앞두고 남북 양측이 수석대표의 ‘격(格)’을 놓고 11일 오후까지 대립하다 결국 회담이 무산됐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북한이 우리 측 수석대표의‘급’을 문제 삼으면서 북한 대표단 파견을 보류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실무접촉 이후 우리측 은 북측에 대해 당장 명단 알려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북측은 명단의 동시교환 고집했다”고 말했다.
남북 양측은 이날 오후 1시께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각 5명의 대표단 명단을 교환했다.
우리 측은 김남식 통일부차관을 수석대표로 당국자 5명으로 구성, 북측은 강지영 조평통 서기국 국장(상급 주장)을 단장으로 5명의 대표로 구성했다.
남측은 ‘남북문제를 책임지고 협의·해결할 수 있는 당국자’를 수석대표로, 북측은 ‘상급 인사’라고 하는 사람을 단장으로 통보했다.
그러나 북측은 명단 교환 직후 우리측 수석대표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우리 측에 장관급이 나오지 않으면 남북당국회담이 열릴 수 없다는 입장을 통보해왔다.
김 대변인은 “북한 측이 우리 측이 수석대표를 차관급으로 교체한 것은 남북당국회담에 대한 우롱이고 실무접촉 합의에 대한 왜곡으로써 엄중한 도발로 간주하고 대표단 파견을 보류한다고 하면서 회담 무산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우리 당국에 있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북한은 권한과 책임을 인정하기 어려운 인사를 장관급이라고 하면서 통보해왔다”며“오히려 우리 측에 부당한 주장을 철회하는 조건에서만 회담에 나올 것이라고 했다”고 비난했다.
정부는 북한의 입장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변인은 “남북문제를 책임지고 협의, 해결할 수 있는 우리측 당국자인 통일부 차관의 격을 문제 삼아 대화까지 거부하는 것은 사리에 전혀 맞지 않다”며 “북한은 지금이라도 남북당국회담에 나오기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