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29일 개성공단 사태와 관련해 “북한이 변하는 모습 보여주면서 수를 써야지, 노골적으로 수를 쓰면 우리를 핫바지로 보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류 장관은 이날 현대경제연구원이 주최한 한반도경제포럼 조찬 강연에서 “북한이 자기 나름대로 무슨 전술이니 해서 하는 방식에 우리가 끌려들어 갈 생각은 없다. 그렇게 수를 쓰면 곤란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류 장관은 “(북한이 주장한 처럼) 개성공단에 기업인을 보내고 관리위 관계자를 올려 보내 개성공단이 재가동된다고 하더라도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돌아갈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가 그렇게 한다면 국제사회도 우리 정부를 이상하게 볼 것이며, 개성공단 국제화는 언제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면서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정부로서는 입주업체의 어려움만을 고려하면서 움직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개성공단 문제를 다루면서 견지해 온 기본 입장은 북한과 기싸움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북한과 게임을 해서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꼬드기든 겁박을 주든 그런 식의 발상으로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아무리 미국과 뭔가를 하고 싶다고 해서 개성공단을 건드리는 식으로 판단했다면 북한의 정책결정자들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한번이라도 개성공단에 대해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입장을 낸 적 없고, 나도 ‘마중물’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며 “그런데 다음날 개성공단 출경이 차단됐다. 속된말로 ‘통일부 엿 먹어라’고, 꼭 그렇게 하진 않았겠지만 그런 식의 태도를 보였다”고 비난했다.
류 장관은 박근혜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이명박 정부 당시의 ‘비핵개방 3000’ 정책 간의 차이점에 대해 “비핵화를 내걸고 정책을 하는 것이 아니다. 남북협력을 할 때 어느 정도 가려면 비핵화와 걸리지 않을 수 없지만 (남북관계) 초입부터 비핵화를 내걸어서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