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 소재 모 대학병원이 환자도 모르게 자궁을 적출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병원간호사가 수술동의서를 날조 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한 매체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수술동의서를 작성하고 설명한 사람은 간호사였고, 담당의사는 가정의학과에서 파견 온 3년차 레지던트로 밝혀졌다.
실제로 수술을 집도한 의사는 산부인과 P교수였으며, 처치‧약처방‧부속검사‧기록관리 등을 총괄한 담당의는 파견된 레지던트 B씨였던 것으로 취재 결과 드러났다.
그러나 병원 측은 여성의 자궁을 적출한 사실에 대해 끝내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최씨 “근종만 떼 내는 줄 알았다”
최모(37‧여)씨는 지난 1월 2~5cm 가량의 자궁근종 진단을 받고 산부인과에서 복강경식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두 달 가량 생리가 없어 이달 초 다시 내원해 검사한 결과 자궁이 적출된 사실을 알게 됐다.
최씨는 올해 초 동네 내과병원에서 “혈액검사 결과 난소암 수치가 높으니 큰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아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녀는 이후 H대학병원에 방문해 정밀검사를 받았고 자궁 내에 2~5cm 가량의 혹 3개를 제거 하는 수술을 의사로부터 권유 받았다.
최씨는 당연히 수술에 동의했고, 그 결과 자궁이 송두리째 적출 됐다.
◆수술동의서 '날조'…그 배경은?
수술 동의서 ‘설명 의사 서명’ 란에 간호사 A씨는 본인 이름과 담당 의사인 레지던트 B씨의 이름을 적었다. 하지만 간호기록지에는 레지던트 B씨가 수술동의서를 작성했다고 허위로 기입했다.
환자 최씨는“수술동의서를 작성한 사람은 간호사 A씨가 맞다”며 “자궁 적출과 향후 출산불가 등의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간호사가 의사 가운을 입고 있어서 의사인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병원 K모 관계자는 “모든 것은 진료 교수의 지휘 하에 이뤄지며 레지던트와 간호사는 우리가 시키는 대로 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담당의‧간호사 연락두절…P교수는 진료 중
P교수는 현재 정상진료 중이며 환자와 합의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담당의 레지던트 B씨는 현재 연락이 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간호사 A씨는 일반 병동보다는 주로 수술실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 취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병원 측에 A씨와의 만남을 요청했으나 병원 관계자는 “간호사 본인이 만남을 원치 않는다”고 거절했다.
환자 최씨는 “레지던트 B씨는 한번도 본 적이 없다”며 “본 적도 없는 사람이 담당의사라니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하냐”고 분통을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