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장으로 지명된 박한철(60·연수원 13기)헌법재판관은 21일 "검찰출신의 헌법재판소장이라도 큰 문제가 안된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이날 오후 긴급조치 등에 대한 위헌 선고를 마친 직후 출입기자들과 만나 “법률가로서 검찰 경험을 가지고 다양한 시각을 통해 합당한 결론을 고민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후배 검사들을 만나면 ‘검사 재직땐 검사가 천직인 줄 알았는데, 재판소에 와보니 재판관이 내 천직인 것 같다’고 얘기한다”며 “재판관으로서 지낸 지난 2년 동안의 성찰과 몰입때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자는 이동흡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낙마로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2년 전 재판관에 임명될 당시 청문회를 받아 본 경험이 있는데 정말 부담스럽다”면서도 “중요한 공직 임명절차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만큼 잘 준비해 무사히 마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이 전 후보자로 인해 논란이 됐던 특정업무경비 사용과 관련해선 “100%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원칙에 맞춰 사용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다만 대형 로펌인 ‘김앤장’재직 당시 거액의 재산이 늘어난 부분에 대해서는 “지난 청문회에서 평가를 받았던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박 후보자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3년 부산지검 검사로 법조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2010년 7월 서울동부지검장을 마지막으로 검사 외길을 접고 대형 로펌인 ‘김앤장’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됐다.
그는 평검사로 재직하던 1996년 헌법재판소 연구관으로 파견을 나가는 등 법리해석에 능통한 학구파 법조인으로 유명하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재직하던 2005년엔 당시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법조브로커 윤상림 사건을 수사 지휘했고 2007년 삼성비자금 사건 특별수사와 감찰본부장을 역임했다.
대검 공안부장으로 재직 시절엔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와 '미네르바 사건'등 정치적 사건을 지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