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8일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도덕성과 정책능력을 집중 검증했다. 특히 야권에서는 황 후보자의 전관예우 논란을 비롯해 증여세 탈루 및 병역 면제 의혹, 특정 종교 편향 우려 등을 집중 거론하면서 검증 수위를 높였다. 황 후보자는 “송구스럽다” “양해해 달라”고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면서 진땀을 흘렸다.
◆野 “전관예우 베스트 1위는? 황교안” 질타
전관예우 논란은 뜨거운 감자였다. 황 후보자는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검찰 퇴임 후 태평양 법무법인에서 17개월간 근무하면서 16억원의 보수를 받아 전관예우 논란에 휩싸였다. 한 달에 1억원 가까이 보수를 받은 것으로 같은 기간 13억6800만원에서 25억9000만원으로 늘었다.
민주통합당 서영교 의원은 “검찰에서 퇴임하기 직전까지 재산이 8억~13억원이었지만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돼 돌아올 때는 재산이 1년 반만에 2배가 늘었다. 한 달에 1억원식 받았고, 어떤 달은 3억이나 받았다”며 “과연 공평한 사회냐”고 추궁했다.
그는 특히 “‘전관예우베스트 5’에서 황 후보자가 1위다. 최저임금을 1년 내내 모아도 1200만원, 10년이면 1억2000만원, 100년이 돼야 12억원”이라며 “퇴임 후 언제 돌아올 지 모르는데 지금 황 후보자의 입김을 두려워하지 않을 검사가 있겠느냐”고 따졌다.
이에 황 후보자는 “로펌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많은 급여를 받은 점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적절하게 사회에 봉사하는 일에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다. 기부를 포함해 은혜를 주신 많은 분들과 사회에 상응한 드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병역 면제 의혹 “마음의 빚”
황 후보자는 1980년 7월 징병검사에서 ‘두드러기’(담마진)로 제2국민역(면제) 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해 병역 면제 논란도 불거졌다.
민주통합당 전해철 의원은 “최근 11년간 담마진으로 병역 면제를 받은 사람은 356만명 중에 4명에 불과하다. 군 면제 이후 황 후보자는 이후 사법시험에 1차를 합격했는데 면제 사유에 대해 정확히 말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황 후보자는 “경위가 어찌됐든 병역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늘 마음의 빚으로 생각하면서 지내왔다”며 “공무원이 되서는 국가와 사회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다. 많은 부족한 점이 있어서 지적하는 걸로 알고 마음에 새기겠다”고 답했다.
◆검찰총장 후보추천위 추천 “존중해야”
황 후보자는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지난 7일 신임 검찰총장 후보 3명을 추천한 것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검찰총장 추천위원회에서 합법적으로 추천한 위원들이 표결에 의해 3명을 추천했다면 3명 중에 추천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보고 받은 바 없기에 알 수 없지만 법 절차에 따라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의견을 모은 것으로 결정된 것은 지켜나가겠다”며 “대신 부정부패의 단속과 처벌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삼성X파일 사건도 도마에 올랐다. 진보정의당 서기호 의원은 “삼성그룹 회장이나 떡값 검사는 무혐의로 처리되고, 보도한 이상호 기자만 기소됐다. 삼성 X-파일 사건에서 공정한 법 집행을 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에 황 부호자는 “통신비밀법상의 제한이 있었다”며 “학계 의견을 참고하고, 자문을 거친 결과 통신비밀법에 위배된 불법 감청에 의해 만들어진 자료를 토대로 하는 것은 증거로 상당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법 테두리안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답했다.
◆종교편향 우려? “만전 기해 중립지킬 것”
황 후보자는 새누리당 노철래 의원이“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종교 편향이 심하다는 판단이 든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우려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서 중립을 잘 지키겠다”고 일축했다.
그는 “종교 편향적 시각을 가지고 공직을 수행해서는 안 된다”며 “개인적인 신앙을 갖고 있지만 공직에서는 공과 사를 명백하게 구분해야 하고, 그것 때문에 공사를 흐트러트리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들에 대한 편법 증여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황 후보자의 아들은 지난해 8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보증금 3억원에 전세 계약을 했다. 그는 아들과 차용증을 쓰고 이자를 받았다고 해명했지만 야당 일각에선 전세보증금을 대신 내주면서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후보자로 지명된 후 오해를 받을 수 있으니 (증여세를) 납부하고 끝내는 것이 좋겠다고 지적하는 분들이 있어서 증여 절차를 밟았다”며 “아들의 자립심을 키우기 위해 차용증을 쓰고 전세자금을 빌려줬다.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해 달라”로 읍소했다
황 후보자는 상습적인 과태료 체납에 대해서도 고개를 숙였다. 그는 진보정의당 서기호 의원이 “5차례에 걸쳐 과태료 체납으로 차량이 압류됐다. 지방세와 자동차세 등 세금 체납도 있는 등 상습 체납에 해당 한다”고 지적하자“꼼꼼히 챙기지 못한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