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2일 북한의 제3차 핵실험 강행과 관련,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강력한 경고에도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국제사회로 부터의 고립을 자초한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 대통령과 박 당선인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배석자 없이 23분간 북한 핵실험과 관련된 대책 등을 논의한 뒤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양자 회동은 이날 오후 3시부터 23분정도 진행됐으며, 두 사람은 이중 20여분 정도를 배석자 없이 단독으로 대화를 나눴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박근혜 당선인이 백악실에 입장한 것은 이날 오후 3시께. 백악실 2층에서 박 당선인을 기다리던 이 대통령은 박 당선인이 입장하자 “오랜만입니다”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이어 악수를 건넨 뒤 “바쁘실텐데 이런 일까지 생겨...”라며 화제를 북한의 이날 3차 핵실험 문제로 돌렸다.
박 당선인은 이에 대해 “그동안 우리나라와 국제사회가 그렇게 강력하게 경고하고 만류했는데도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세계적으로 고립을 자초하는 일”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박 당선인의 이러한 발언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온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첫발을 떼기도 전에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위기에 봉착하게 된 현실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한 것으로 읽힌다.
박 당선인은 특히 “북한이 정권 교체기에 도발을 한 것은 이런 시기에 우리 정부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혼란에 빠뜨리려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그렇죠”라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한의 시기 선택을 보면 미국을 겨냥했다고 하는데 대한민국을 겨냥한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맞장구를 쳤고, 박 당선인은 “이럴 때 정파를 떠나 일사분란하게 대처해서 조그만 틈도 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박 당선인과 여야 지도부의 최근 당정협의를 언급한 뒤 “안보 사안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낸 것이 보기 좋았고, 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당파를 초월해서 협력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호평을 했다.
또 “정부가 이양하는 상황에서 안보가 걱정돼서 함께 의논하는 게 좋겠다 싶어 이렇게 모시게 됐다”며 박 당선인측에 회동을 제안한 배경도 털어놓았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양자 회동이 끝난 뒤 “북한이 이번 실험을 통해 얻을 게 없으며 국제사회로부터 점점 더 고립돼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는 데 (두 사람이)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마지막으로 정부이양기에 흔들림없이 일관된 대북정책을 견지하자는데도 목소리를 같이했다”며 “추후 모임은 아직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당선인의 청와대 방문에는 유일호 비서실장과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이 참석했으며, 청와대 측에서는 천영우 대통령 외교안보수석비서관, 최금락 홍보수석비서관, 박정하 대변인이 영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