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에서 탈당한 김희철 의원은 23일 여론조사 조작의혹이 불거진 서울 관악을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후보등록을 마친 뒤 의혹의 당사자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를 향해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정들었던 민주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관악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다"며 "비록 민주당이 아닌 무소속으로 출마하지만 '민생이 정치의 답'이라는 신념을 갖고 살아온 제 삶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곧 야권단일화 경선상대였던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를 향해 화살을 돌렸다.
김 의원은 "이 후보가 상대당인 민주당의 당대표 사진을 홍보에 이용한 것을 시작으로 경선과정에서 여론조사 조작이란 사상 초유의 사태를 촉발시켰다"며 "그런데도 이 후보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과 관악구민 모두 상심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반드시 무릎을 꿇고 사죄해야하며 후보직 사퇴를 통해 국민과 관악구민을 우롱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며 "만약 이 후보가 이를 거부하고 출마를 강행한다면 관악주민이 심판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또 "이 후보는 (여론조사 조작문자를)200명에게만 보냈다지만 10시45분에 60대에 대한 조사가 다 끝났다는 걸 보좌관이 문자메시지로 알려줬고 50대, 40대, 20대도 마찬가지였다"며 "(이 후보 측이)여론조사 기관과 연결돼있지 않으면 이처럼 실시간으로 알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 측도 유권자들에게 여론조사 조작문자를 보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문자를 보낸)이행자 서울시의원은 은혜마을에 있는 20~30대 교회 집사들 11명에게 김희철을 지지해달라고 문자를 보냈을 뿐"이라며 "현행법상 20명에 한해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데 왜 이를 동일선상에서 보느냐"고 항변했다.
앞서 관악을 여론조사 경선이 시작된 지난 17일 이정희 대표 선거대책본부 소속 조모 보좌관이 당원들에게 '지금 ARS 60대로 응답하면 전부 버려짐. 다른 나이대로 답변해야함' 등 내용이 포함된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
이에 이 대표가 경선에서 패한 김 의원에게 재경선을 제안했지만 김 의원은 21일 "공당의 대표가 부정선거를 스스로 시인했음에도 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고 재경선을 운운한다는 것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며 재경선을 거부했다. 같은날 김 의원은 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한편 이정희 대표 역시 이날 오후 1~2시께 관악구선관위에서 국회의원 후보 등록을 마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