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을 노원병에서 맞붙게 된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와 통합진보당 노회찬 후보가 22일 첫 토론서 날선 공방을 벌였다. 특히 양 후보는 2005년 여의도 농민시위 사망사건을 두고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였다.
이날 허 후보와 노 후보는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처음으로 일대일 토론에 나섰다.
양측은 시작부터 상대 후보의 노원병 출마 당위성을 놓고 날을 세웠다.
먼저 허 후보는 "노 후보는 '삼성 X파일'을 폭로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며 "당선된다 해도 유죄로 확정되면 선거를 다시 치뤄야 하기 때문에 주민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삼성 X파일에서 떡값 검사를 폭로한 것은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은 행동으로 유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강남에서 낙천한 허 후보가 강북의 상징인 노원에 온 것에 대해 주민들은 대단히 자존심이 상했다"고 역공을 펼쳤다.
다시 허 후보가 "강남을 공천을 신청했던 것은 현역의원이 없었기 때문이며 저같이 일을 많이 한 사람은 노원 발전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당의 판단에 따라 나오게 된 것"이라고 받아치자 노 후보는 "여러 곳의 재보궐 선거에 방랑객처럼 떠돌아다니며 공천을 신청했는데 끝내 노원까지 오셨으니 환영한다"고 비꼬았다.
탐색전부터 치열한 공방전을 펼친 양측의 대립은 허 후보가 경찰청장을 지내던 시절 여의도 농민시위 진압과정에서 농민 2명이 사망한 사건을 두고 절정에 달했다.
노 후보는 "물도 소가 먹으면 우유가 되지만 뱀이 마시면 독이 된다"며 "경찰청장과 코레일 사장 직책을 어떻게 수행하느냐가 중요한데 시위농민 강경진압으로 사망사고까지 만들어낸 장본인으로 사과도 하지 않았다"고 강공을 펼쳤다.
허 후보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평생을 살아온 저에 대한 모독이며 비판이 아닌 음해 수준"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평생을 실제로 국민에게 다가가서 실제로 일을 추진하고 국민으로부터 존중받고 사랑받기 위해 노력한 사람"이라며 "노 후보는 국민을 위해 직접 한 일은 없고 정치적으로 늘 비판만 하지 않았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돌아가신 농민들께 송구스럽지만 감정적으로만 볼게 아니고 이성적으로 판단해 봐야 한다"며 "경찰 차량에 불 붙이고 죽창 들고 나오고, 경찰이 무슨 죄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에 노 후보는 "당시 사망한 농민 중 한명은 68세 노인으로 현장에서 도망가다가 경찰방패에 목 뼈 뒤를 맞아 사망했다"며 "도망가는 사람 뒤에서 방패를 날리는 게 이게 정당방위이고 정당한 진압이냐"고 맞받아쳤다.
그는 이어 "국가인권위는 과잉진압으로 판정하고 법원도 국가가 공격적인 시위진압을 독려하는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해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며 "대통령까지 사과했는데 불가피한 진압이었다며 지금도 사과하지 않는다면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허 후보는 이에 대해 "시위 현장의 데모꾼들이 빠지고 난 다음에 밀고 밀리는 과정에서 (사망자들이) 넘어진 것"이라며 "대통령의 사과는 사망한 농민에 대한 유감표명일 뿐 공권력 자체가 잘못했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우리 경찰관도 무려 200여명이 팔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며 "경찰관들과 가족들에 대해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허 후보가 코레일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발생한 잇달은 KTX 고장 사고도 도마에 올랐다.
노 후보는 "코레일 전체 인력의 약 15%에 해당되는 5000명을 감축하겠다고 해서 파업을 사실상 유도했던 허 후보가 정치를 하겠다니 겁이 난다"며 허 후보를 '일자리 줄이기의 선수'라고 표현했다.
그는 또 "철도 유지보수 같은 핵심 분야를 외주업체에 주는 바람에 KTX 사고가 발생했다"며 "보수적 학자나 정치인들도 시장만능의 신자유주의에 대해서 반성하고 있는 추세"라며 허 후보의 경영관이 시대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허 후보는 "제가 코레일 사장을 지내면서 으레 파업이 연상되던 철도를 노사 상생모드로 만들었다"며 "재임 기간 중 단 한명도 구조조정 차원에서 해고한 사람이 없고 오히려 신규직원을 300명 채용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