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민주통합당 낙천자들이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의 문자메시지 논란에 일제히 들고 일어났다.
이 공동대표와 서울 관악을에서 맞붙었던 김희철 의원을 비롯해 은평을 경선 후보였던 고연호 서울시당 대변인, 경기 고양 덕양갑에 후보로 나섰던 박준 지역위원장, 서울 노원병 경선에서 패배한 이동섭 지역위원장은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빅4'는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전날 야권 단일후보 경선이 치러졌던 지난 17일과 18일 이 공동대표의 보좌관이 당원들에게 나이를 속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 공동대표는 "김 의원이 원한다면 재경선을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재경선을 불가하다며 맞서고 있다. 이는 후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민주당 다른 탈락자들이 모두 들고 일어났다.
김 의원은 이날 다시 한 번 문자메시지 의혹에 대해 설명하며 "이번 경선은 한 부분이 아니라 광역적, 조직적, 체계적으로 이뤄진 전국적인 사건이다. 이 공동대표의 지휘 하에 이뤄진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는 즉각 사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겉으로는 민주주의, 도덕을 외치면서 속으로는 검은 것을 드러내는 행위를 하는 통합진보당에 국민, 주민의 이름으로 경고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경기 고양 덕양갑에서 통합진보당 심상정 공동대표와 맞대결을 펼쳤던 박준 지역위원장은 "심 공동대표는 일당을 주고 선거원을 고용했다"면서 녹취록을 공개했다.
박 위원장은 "심 공동대표께서 허위사실 유포로 법적 책임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는데 검찰에 고소고발해서 이 진상이 밝혀지기를 기원한다. 나도 이에 상응하는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맞섰다.
서울 은평을에서 통합진보당 천호선 대변인과 경선을 치른 고연호 서울시당 대변인도 "통합진보당 서울시당 국장이라는 사람이 트위터에 '20, 30대 샘플이 부족할 수 있다. 30분 후면 여론조사 시작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것은 여론조사와 내통하지 않았으면 알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고 대변인은 "은평을의 경우에는 ARS 면접이 2번 고연호를 누르면 끊기는 경우가 있었다. 수 십건에 달한다. 증인도 댈 수 있다"며 "당에 전화 면접조사 샘플을 공개해야 의혹을 키우지 않을 것이라고 공문을 제출했는데 묵묵부답이었다"고 설명했다.
서울 노원갑에서 통합진보당 노회찬 대변인과 경쟁했다가 탈락한 이동섭 지역위원장은 "노 대변인도 트위터에 '꺼진 불도 다시 보자. 두 곳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해 두 번 전화 올 수 있으니 착신 해제 하지 마시라'는 글을 올렸다. 어떻게 정보를 알았는지 모르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야권 단일후보 경선이 4곳에 대해서는 원천 무효라고 생각한다"며 사퇴를 재차 요구했다.
한편 심 공동대표 측은 박 위원장을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할 예정이다.
통합진보당 이지안 부대변인은 "박 위원장이 제시한 녹취록에서 돈을 받았다고 말한 선거원은 우리 캠프에 없다"며 "오늘 오후 심 공동대표 측 사무장이 검찰에 가서 고발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