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호 서울북부지법 판사 퇴임식이 17일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법 정문 분수대 앞에서 열렸다.
'국민과 소통하는 사법부의 양심 서기호 판사 퇴임식'이란 주제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가 서 판사의 복직을 지지하고자 마련했다.
서 판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가카의 빅엿(이명박 대통령을 조롱하는 말)'이라는 게시물이 언론보도로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고 최근 대법원 판사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했다.
대법원은 서 판사의 재임용 탈락 사유로 하위 2%인 근무성적을 들었으나 서 판사는 '가카의 빅엿' 등 잇따른 소신발언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 판사는 고별사에서 "절대 쫓겨나거나 파면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번 결정(대법원 재임용 탈락)은 정당하지 않다. 나는 10년 단임제를 마치고 잠시 휴식하러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심사과정에서 형식적 법치주의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게 됐다"며 "겉으로 보기에는 나름대로 구색을 갖춰 근무평정에 따른 법적 심사를 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문제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 기업도 개인에게 근무평정이 다 공개되고 이의제기할 수 있고 상향식 평가가 되면서 상향식 평가가 이뤄지고 있는데 가장 합리적이어야 할 법원이, 가장 공정하고 투명해야할 법원이 근무평정을 비공개로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서 판사는 법원이 법원노조 주최 퇴임식을 방해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그는 이날 오후 예정됐던 서울북부지법 주최 공식 퇴임식을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법원에서)직원들에게 (법원노조)행사는 불법이니 참여하지 말고 법원 측 행사(공식 퇴임식)만 참여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행사 불허의 근거가 무엇인가"라며 "법원장과 대법원장의 입장을 난처하게 해서인가. 이 법원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고별사를 낭독한 서 판사는 자신을 지지하는 시민들의 모임인 사법개혁(국민의 눈)으로부터 국민법관 임명장과 국민법복을 전달받았다.
이날 퇴임식이 열린 서울북부지법 정문 앞에는 서울북부지법 가족일동 명의로 제작된 '우리는 판사님을 믿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대형 현수막이 걸렸고 직원들과 지지자 100여명이 몰렸다.
향후 서 판사는 이달안으로 법률지원단과 함께 연임 탈락 결정을 무효화하고 재임용하라는 소장을 서울행정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아울러 서 판사 재임용 탈락과 연임심사 제도에 반발하는 서울중앙지법과 남부지법, 서부지법 일선 판사들은 이날 오후 3년여만에 단독 판사회의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