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국회의장은 13일 "이번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유구무언의 송구한 심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 의장은 이날 오후 사퇴서를 제출한 후 국회 의장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야를 떠나 우리 정치권의 오랜 관행이었다고 변명하거나 회피할 의사는 추호도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의장은 "반세기 넘게 오로지 국가와 국리민복만을 위해 살아온 저의 명예가 무너지는 큰 아픔도 겪었다"며 "모든게 제 부덕의 소치"라고 말했다.
그는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을 비롯해 당시 제 일을 도왔던 모든 사람들엑 미안한 마음"이라며 "그들에게 잘못이 없는 만큼 국민들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을 뼈저리게 반성하며 모든 책임을 제가 다 안고 가겠다"며 "내 희생을 통해 우리 정치가 과거의 나쁜 유산을 극복하고 한층 발전하는 큰 계기를 마련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그동안 국회의장으로서 국회의 합리적 운영, 국회 세계화, 국회의정 의정활동 뒷받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아직도 미흡한 채 떠나게 돼 죄송하다"며 "사랑과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여러분께 송구한 말씀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거듭 올린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국민과 국가만을 따르는 순민(順民)의 길을 묵묵히 걷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