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당 구조 개편과 관련해 중앙당 폐지 대신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을 없애고 전국위원회 체제를 도입키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돈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은 24일 여의도 당사에서 정치쇄신분과의 정당구조 개편 방향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당 폐지는 정당법상으로도 불가능하다"며 "중앙당을 전국위원회 체제로 바꾸고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을 없애는 대신 원내대표 중심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앙당은 상향식 공천, 당원 중심의 정당, 당원과 국민을 위한 소통과 저변확대, 정책개발 등의 기능을 하는 것"이라며 "선거 때에는 전국위가 선거체제로 변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중앙당 및 당 대표 중심의 체제가 공천권을 쥐고 계파정치를 낳고 있어 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이 비대위원이 언급한 전국위 체제는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식의 구조로 원내정치는 원내대표에게 모두 맡기는 대신 전체 당론 등 중요한 사항만 당원들과 논의하는 체제다.
그는 "미국 공화당이 전국위 산하에서 '영 리퍼블리칸' 이란 모임을 만들어 젊은층의 지지를 끌어내는데 굉장한 성공을 거뒀다"며 "돈봉투 문제도 당 대표 체제 때문에 발생했는데 전국위 체제가 출범하면 (문제가 된) 하향식 공천 같은 것은 설 소지가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당도 민주화할 수 있어 국회의원이 지방자치단체의 선출직에 관여하는 것을 배제할 수 있다"며 "이같은 변화를 가져오는 기회가 되지 않겠냐는 게 분과에 참여하는 쇄신파 의원들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비대위는 조만간 당 구조 개편을 위해 세미나나 공청회를 열어 공론화하고 4월 총선 이후 이같은 개편 작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비대위원은 한나라당의 4·11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며 많은 지원을 당부했다.
그는 "30~40대 지망생, 특히 여성들의 지원이 저조하다"며 "(여성을) 최소 15% 공천한다는게 허망한 얘기가 될 것 같아 당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예비후보 등록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이 수도권에서 역풍을 맞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이 비대이원은 "과거는 과거대로 묻고 한나라당 공천 경선에 참여해 달라"며 미래희망연대 등 한나라당 성향 무소속 인사들의 지원을 당부했다.
그는 "당론에는 탈당했다가 무소속으로 나온 전력이 있으면 공천에 불이익을 준다고 했는데 2008년 총선 후유증에 따른 당시 상황은 그런 당론을 적용하지 어렵지 않냐"며 "공천심사위원회에서 (미래희망연대 등의) 복당 문제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전략공천과 관련해서는 최근 민주통합당 유력 인사들의 지역구 출마를 "지나친 정치공학적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정동영 상임고문과 정세균 상임고문은 각각 서울 강남과 종로에 출마키로 했으며 천정배 의원은 서울 동작을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이에 대해 이 비대위원은 "과거 다른 지역에 있던 분들이 지역구를 바꿔 출마하는 것은 선거를 일종의 '워 게임'으로 보는게 아닌가 싶다"며 "정치의 기본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한나라당의 전략공천 지역에 대해서는 "선거의 국면전환을 위해 매우 중요한 지역구, 외부의 인재영입과 더불어 꼭 필요한 지역구, 조정이 다소 필요한 지역구 등이 전략공천 지역의 기준"이라며 "다른 지역구에 있던 분들을 원격적으로 옮기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