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새 대표로 선출된 한명숙 신임 대표는 15일"국민을 무시하는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는 승리의 대장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뒤 대표 수락연설을 통해 "2012년은 구시대와 새시대를 가르는 역사의 분기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 총선과 대선 승리를 통해 승자독식, 특권과 반칙의 시대를 끝내고 국민 다수가 행복한 나라로 만들어 나가겠다"며 "정권교체, 정치교체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고 약속했다.
한 대표는 "지금 국민은 하나가 돼 더 큰 승리를 하라고 명령하고 있다"며 "총선과 대선에서 압승할 수 있는 승리의 구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함께 사는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며 "다수가 행복한 경제민주화, 사람에게 투자하는 역동적 복지국가로 나아가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이어 "어떤 기득권도 인정하지 않겠다"며 "정책과 노선을 혁신하고, 공천 혁명을 통해 변화를 열망하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이날 시민선거인단의 현장 및 모바일 투표와 대의원 투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전체 득표율 24.5%를 얻어 대표직에 선출됐다. 문성근 후보는 16.68%의 지지율로 2위를, 박영선 후보는 15.74%로 3위를 기록하며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또 박지원(11.97%), 이인영(9.99%), 김부겸(8.09%) 후보는 4~6위로 지도부에 입성했다. 이학영(7%), 이강래(3.73%), 박용진(2.76%) 후보는 아쉽게 탈락했다.
◆총선·대선 이끌 새간판 한명숙 대표는?
민주통합당의 새로운 간판으로 자리매김해 총선과 대선을 이끌게 된 한명숙(68) 대표는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에서 두 번의 장관직과 한 번의 국무총리직을 역임한 시민사회 출신 중량급 정치인이다.
1944년 3월 평양에서 태어난 한 대표는 한국전쟁이 터지자 부모님과 함께 월남해 서울에서 자랐으며, 63년 이화여대 불문과에 입학한 뒤부터 사회 문제에 눈을 뜨게 됐다.
그는 대학 3학년 때 이화여대와 서울대생들이 만든 '경제복지회'에서 남편인 박성준 성공회대 교수와 만나 민주화 운동에 투신하게 된다.
4년여간의 열애 끝에 결혼했지만, 박 교수는 결혼 6개월 만인 68년 통혁당 사건으로 구속됐다. 이후 매달 대전교도소를 드나들며 13년간 흔들림 없이 옥바라지를 했다는 일화는 재야인사들 사이에서는 지금도 널리 회자되는 일화다.
박 교수가 풀려난 뒤에는 자신이 79년부터 2년여간 옥고를 치렀다. '크리스찬 아카데미' 간사로 활동하면서 체제에 비판적인 이념 서적을 학습하고 배포했다는 혐의 때문이었다.
90년대 들어서는 한국여성민우회와 한국여성단체연합을 이끌며 여성운동계의 대모로 통했고, 99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창당한 새천년민주당에 합류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국민의정부에서 초대 여성부 장관을, 참여정부에서 환경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내며 행정 경험을 쌓았다. 17대 총선 때 고양 일산갑에 출마해 한나라당 홍사덕 후보를 꺾으면서 야권을 대표하는 여성 정치인으로 급부상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기업체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두 차례 기소됐지만 두 사건 모두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10년 6·2 지방선거 때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해 오세훈 전 시장과 0.6%포인트 차로 아쉽게 석패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두번째 사건의 무죄 판결은 오히려 정치적 도약의 계기가 됐다는 평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민주통합당 경선 출마를 선언한 뒤 여유 있게 1위 자리를 지키며 대표로 당선됐다. 온화한 성품과 시민사회·정치·행정 분야를 두루 경험하며 다져진 조정 능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직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보도를 전제로 "한명숙 총리 같은 부드러운 지도자가 (대통령이) 되면 좋을 것 같다"고 언급할 만큼 행정력과 정치력을 겸비한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친노계로 분류되고 정세균 상임고문 측의 지원사격을 받고 있지만 당 내 각 계파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민주당 외부 세력에서도 거부감이 없는 정치인으로 통한다.
일각에서는 당을 장악할 카리스마가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2009년부터 검찰과 맞서 싸우며 얻은 '철의 여인' 이미지는 그에게 큰 정치적 자산이 되었다는 평이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과 자신에 대한 표적수사 논란을 계기로 검찰권력 개혁에 남다른 관심을 두고 있다.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이끈 뒤 검찰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는 연설에서 매번 강조하는 부분이다
▲1944년 평안남도 평양生 ▲이화여대 불문과 ▲한국 여성민우회장 ▲한국 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참여연대 공동대표 ▲새천년 민주당 소속 16대 전국구 국회의원 ▲여성부 장관 ▲환경부 장관 ▲열린우리당 소속 17대 국회의원(고양 일산갑) ▲37대 국무총리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공동장의위원장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