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여론조사 결과 시민 10명 중 9명, 세종대왕 생가터 복원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구 통인동 ‘세종실록(世宗實錄)’ 총서(總序)는 세종대왕이 태조 6년(1397년) 한양의 준수방 잠저에서 태어났다고 기록하고 있다(太祖六年 丁丑四月壬辰 生於漢陽俊秀坊潛邸). 한양 준수방 잠저는 현재의 종로구 통인동 일대를 말한다.
서울시의회 남재경 의원(한나라당, 종로1)은 지난 17일 열린 제229회 서울특별시의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세종대왕의 탄생지로 추정되는 종로구 통인동 137번지 일대를 세종대왕 생가터로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순신 장군과 더불어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역사적 인물로 꼽히는 세종대왕의 업적에 견줄때, 생가터 복원은 후손들의 당연한 임무라는 것이 남의원의 설명이다.
세종대왕의 탄생지로 추정되는 통인동 일대에는 현재 표지석만 하나 조그맣게 설치되어 있을 뿐 별다른 기념시설은 없다. 이렇다보니 서울시민은 물론 국민들도 세종대왕이 언제 어디서 태어났는지 아는 이가 적다. 몇 년 전부터 세종대왕 생가터를 복원하자는 움직임이 시민들로부터 시작되었고, 전국 14개 시민단체가 모여 세종대왕 생가터복원 준비위원회가 2007년 설립되기도 했으나, 정작 서울시와 정부의 관심은 민간의 노력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서울시는 지난 달 세종대로 일대 통의·통인·내수·세종로 등 47만㎡에 일대를 중심으로 한 ‘한글 마루지’ 조성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 일대를 한글특화지구로 지정해 공원·시범가로 등 한글 관련 시설을 조성하고, 한글 사랑방 운영·생가 재현 등 한글 문화상품화, 한글체험관광 활성화 등을 통해 한글 마루지를 세계인이 주목하는 대한민국 한글의 상징로로 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남 의원은 서울시의 ‘한글 마루지 조성사업’ 전에 세종대왕 생가터 복원이 우선 추진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세종대왕이 어디서 태어났는지 보여줄 수 없는 서울시가 세종대왕의 가장 큰 업적인 ‘한글’을 콘텐츠로 내외국인을 감동시키겠다는 것은 주춧돌도 놓지 않고 기둥부터 올리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남재경 의원의 의뢰로 서울시의회에서 실시한 ‘세종대왕 생가터 복원’에 대한 서울시민 여론조사에서도 생가터를 복원해야 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88.5%(응답자 1195명 중 1058명)에 달해 세종대왕 생가터 복원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재경 의원은 “세종대왕의 영릉이 있는 여주의 경우, 지난 해 세종대왕 탄신 613돌을 기념해 숭모제전(崇慕祭典)을 봉행하는 등 세종대왕의 업적과 덕을 기리는 다양한 콘텐츠를 진행하고 있는데 비해, 정작 세종대왕이 나신 서울시는 세종대왕을 기리는데 미흡한 감이 많다”며 “세종대왕 생가터 복원을 통해 세종대왕이 남긴 수많은 유무형의 업적을 기리고, 창의로운 정신을 본받은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주춧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