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이 13일 홍보수석직 사퇴를 공식화하며 자신을 영화배우 허장강씨와 비유하며 청와대를 떠나는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이 수석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참모진 인선 브리핑을 갖고 “난들 왜 신성일(역할)을 안하고 싶었겠느냐, 대배우이고 연기자이지만 허장강 역할을 하는 사람도 있고 어쩔 수 없이 그런 (허장강)역할에 몰리는 경우도 있다”며 서운한 감정도 드러냈다.
과거 영화계에서 영화배우 신성일씨는 ‘선한 주인공역’ 허장강씨는 ‘악한 조역’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것을 자신의 처지에 대입해 표현한 것이다.
이 수석은 “2007년 7월1일 대선캠프에 참여해 지난 3년여간 이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해왔다”면서 “제 인생에 있어 가장 열심히 산 기간이었다. 농담을 좀 섞으면 와이프가 진작에 그렇게 열심히 하지 그랬느냐고 말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어디 가서 뭘 하든지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일할 것”이라며 “인수위 당시부터 ‘프레스 프렌들리(press friendly)’를 위해 노력해 왔는데 잘 안된 부분도 많다. 양해 해 달라”고 아쉬워했다.
아울러 이 수석은 “섭섭한 점이 있었다면 이해해 달라”면서 “청와대 출입기자는 정부와 어떤 면에선 영욕을 같이 하는 것”이라며 “비판하더라도 격려하고, 야단을 치더라도 흠집 내는 기사는 쓰지 말고 북돋아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