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간호법·의사면허취소법 국회 본회의 통과에 반발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보건의료단체(의료연대)들이 오늘(11일) 연가를 내거나 단축 진료 휴진을 하는 2차 부분 파업을 한다.
1차 부분파업 때 참여하지 않았던 치과의사도 하루 연차를 내기로 해 환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대한의사협회·대한간호조무사협회·대한방사선사협회 등 13개 보건의료단체로 구성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간호법에 대한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며 이날 2차 연가 투쟁에 돌입한다.
의료연대에 따르면 의사, 간호조무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보건의료정보관리사, 요양보호사 등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집회는 서울을 비롯해 부산, 대구·경북, 인천, 광주, 대전, 울산, 경기도, 강원도,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남, 제주 등 15개 지역에서 오후 12시50분부터 오후 7시 사이 지역별로 자율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서울의 경우 오후 5시30분부터 여의도 국회의사당역에서 시작된다.
특히 3일 1차 연가 투쟁에 불참했던 치과의사들도 11일 하루 휴진을 결의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대략 2만여 곳의 치과의원들이 진료 시간을 단축하거나 휴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태근 치협 회장은 “간호법뿐만 아니라 의사면허 박탈법(의료법 개정안)도 문제”라며 “회원의 80∼90%가 이날 연가 투쟁에 동참할 것이다. 최대한 많은 참여를 독려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의료연대는 지난 8일 기자회견을 갖고 "2차 연가투쟁은 1차 연가투쟁 때보다 더 많이 참여하고, 치과 의사들이 지난달 29일 대의원 총회 결의에 따라 하루 휴진을 한다"면서 "간호조무사도 개원가에 이어 치과, 병원 근무자까지 확대해 연가투쟁 참가자가 1만 명에서 2만 명으로 늘어나고, 요양보호사도 2차 연가투쟁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다만 파업의 영향력을 좌우할 수 있는 전공의들은 2차 부분파업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오는 13일 임시대의원 총회를 열고 간호법과 의사면허취소법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한 상태다.
간호법은 현행 의료법에 포함돼 있던 간호 관련 내용을 따로 떼어내 간호사 등의 업무범위와 권리를 규정하고,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을 위한 국가와 지자체의 책무 등을 담고 있다.
의협 등은 '지역사회'라는 문구가 들어간 현재의 간호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개정을 거쳐 간호사가 장기적으로 단독 개원을 시도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도 간호법상 간호조무사 시험 응시자격이 '특성화고 간호 관련 학과 졸업자', '학원의 간호조무사 교습과정 이수자'로 규정돼 있어 학력을 제한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응시자격을 '특성화고 간호 관련학과 졸업 이상'으로 바꾸어 전문대를 졸업한 후 학원을 굳이 다니지 않아도 간호조무사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료연대는 윤석열 대통령이 향후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간호법에 대해 재의 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연대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은 간호법을 이송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 공포하거나 이의가 있으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해 오는 19일이 간호법의 운명이 결정되는 시한인데, 윤 대통령은 오는 19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간호법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연대는 애초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가 매주 화요일 열리는 점을 감안해 오는 16일 대통령이 간호법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17일 연대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무회의가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연대 총파업 돌입 시점을 다시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