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뉴욕증시가 7일(현지시간) 2%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제롬 파월 의장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시장이 냉각됐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72% 떨어진 3만2,856.46에 거래를 마쳤다. 새해 들어 상승 곡선을 그리던 다우지수는 마이너스(-) 상승률로 전환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1.53% 하락한 3986.3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25% 떨어진 1만1530.33에 장을 닫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초강경' 발언이 악재로 작용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최근의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의 최종적인 금리가 통화정책 입안자들이 이전에 전망했던 것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등 노동시장이 여전히 과열된 만큼,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통화정책의 필요성이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는 연준이 오는 21~22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를 예상했던 0.25%포인트 인상보다 더 큰 폭으로 올려 빅스텝(0.5%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그는 "최근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은 완화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2%까지 낮추기 위한 과정은 멀고도 험난한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직후 투자자들의 금리 전망도 급상승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빅스텝 확률은 67.5%로 전날 31.4%의 두 배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도 5.5∼5.75%로 올라갔다. 2월 초까지만 해도 최종금리가 4.9%에 그칠 것으로 기대하던 시장은 이제 6% 금리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이날 4.968%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를 또 경신했고,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잠시 4%를 넘겼다가 3.9%대 중반으로 진정됐다.
연준의 긴축 기조가 경기침체를 몰고 올 것이라는 우려로 은행주들이 손실을 주도했다. 웰스파고는 4.7% 떨어졌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도 3%대 하락을 기록했다.
기술주도 부진했다. 테슬라가 3.15% 급락했고, 애플(-1.46%), 알파벳(-1.3%), 마이크로소프트(-1.1%)가 줄줄이 하락 마감했다. 전기차업체 리비안은 자금난 해소를 위해 13억 달러(약 1조7,000억 원)규모의 채권 발행 계획을 밝히자 15% 가까이 폭락했다.
연준이 이처럼 빠르게 방향 선회 가능성을 공표한 것은 그만큼 각종 지표가 미국 경제의 힘이 지속적이고 광범위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올해 2월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췄던 연준이 3월 다시 빅스텝을 결정할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4.5∼4.75%에서 5.0∼5.25%로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