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5.23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사회

“이대로 가면 적화통일”

URL복사
“이대로 가면 적화통일 되거나, 영구분단 됩니다. 하루라도 빨리 통일을 이루는 것이 우리 후손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38년간 군에서 몸담고, 기무사령관을 지낸 허평환 예비역 장군이 강조하는 말이다. 경남 고성에서 시골 촌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민족의 평화통일을 이루는데 모든 걸 걸라”던 아버지의 말씀을 따라 군인으로서 외길 인생을 걸었다. 38년간의 군 생활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것은 ‘국가안보’와 ‘통일’에 대한 두 가지 생각이었다.
◆ 북한의 노림수
그는 평소의 소신과 생각을 정리해 “빠른 통일이 행복하게 사는 길”이라는 책으로 엮어 펴냈다. 새삼 ‘통일’을 운운하다니… 뭐, 뻔한 얘기 아니겠어. 책 제목만 보고 “지금도 이런 책을 쓰는 사람이 있냐”, “또 한명의 수구꼴통이 시대에 뒤떨어진 케케묵은 소리를 해댄다”고 비판할 게 뻔히 보였다.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위기를 보고도 가만있을 순 없었다. 지금의 국가안보와 위기를 제대로 알리고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 경험을 통해 실제로 보고 겪고 또 느낀 것이기에, 흔히들 말하는 ‘그것’과는 다르다. 흔히들 국가안보와 민족통일의 중요성을 역설하지만, 크게 와 닿지 않는 문제다. 하지만 허 전 장군은 우리 국민의 안일한 안보의식과 그릇된 통일관이 국가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한다고 믿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은 이제 북한은 끝났다, 전쟁은 없다고 생각하죠. 저렇게 못사는데 뭘 할 수 있겠냐 합니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죠. 북한은 ‘굴 속 숨어든 독사’와 같습니다. 북한은 소리 없이 적화통일을 위해 수 십 년간 준비해 왔고 이제 적화는 됐고, 통일만 남았다고 생각할 겁니다.”
다소 과장된 말로 들릴 수 있으나, 그의 논리를 들어보면 간과할 수만은 없는 주장이다. 과거엔 간첩신고를 홍보하거나, 반공교육을 하는 등 북한에 대한 경계심이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북한을 우리가 도와야 할 불쌍한 민족으로 여기고, 효선과 미선사건 이후 반미감정은 악화돼 미국을 이 땅에서 몰아내야 한다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다, 우리 국민은 통일문제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먹고 사는 문제에만 매달려 왔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경제가 성장하는 성과도 이뤘다. 우리 보다 못사는 북한에 대한 경계심은 자연히 무덤덤해졌다. 이미 우리 내부엔 연북세력이 암암리에 퍼져있고 북한은 그들을 통해 남북한 체제를 인정하는 연방제 통일을 선동해 왔고, 그게 가장 합리적인 통일방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 조건 없는 지원으로 ‘대화의 물꼬’ 터야
허 전 사령관은 북한이 노리는 것이 바로 이것이라고 주장한다. 우리가 방심해 있는 사이, 북한은 군사력을 우리보다 2배 이상 키웠고, 핵무기까지 보유했다. 핵을 미끼로 미국과 손잡고 남한에서 미국을 몰아내고 중국과의 수교로 힘을 키워 적화통일을 하겠다는 것이 북한의 의도라고 그는 분석한다. 특히 최근 북한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주변 강대국들은 북한의 핵과 가난과 인권을 구실로 북한 쟁탈전에 돌입하고 있다. 그는 “이대로 가다간 적화통일 되거나, 영구분단 되거나 아니면 또다시 전쟁을 치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북한이 미국과 수교하면 남한이 적화통일 되고, 북한이 중국에 예속되면 영구분단 된다는 것.
우리는 같은 민족이 이념으로 분단되어 지난 60년간 민족 통일 투쟁을 벌여왔고 이 투쟁은 어느 한 체제로 통일 돼야 끝나게 돼 있다. 동족상존의 비극을 끝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요, 후손에 대한 배려다. 허 전 사령관은 민족 간 투쟁은 국가 경제력이나 군사력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제정 러시아와 중국의 공산화, 월남의 패망에서 볼 수 있듯 통일은 ‘이념’, 즉 명분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
때문에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빠른 시일 내 통일을 이뤄야 하고. 그 방법은 적화통일이 아닌,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를 통한 평화통일이라고 주장한다. 그러기 위해선 ‘조건 없는 대북지원’이 필요하다고.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하고 남한을 주도로 한 통일을 하려면 우선 북한과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 햇볕정책이 반짝 빛을 보긴 했지만, 이명박 현 정권에 들어선 남북관계가 다소 틀어져 있는 분위기다. 정부는 ‘비핵화 3000’을 선포하고 북한과의 교류는 전무한 실정이다.
◆ 통일 기회 다시 온다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추진해 민족 평화통일의 물꼬를 트는 아주 위대한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판받는 이유는, 햇볕정책을 왜 해야 하고 어떤 통일을 하는 것인지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그의 지적은 햇볕정책파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무조건 퍼주기식 지원보다 ‘명분 있는 지원’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통일의 기회가 90년대 한 번, 그리고 김정일 사후(死後) 또 한 번 온다고 내다보고 있다. 김정일 체제는 지금으로부터 길어야 5년, 아들 김정운 체제로 승계되는 시점을 통일의 시기로 예상했다. 그때를 대비해 지금부터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심어놔야 한다는 것. 즉, 조건 없는 지원으로 물자를 공급함으로써 북한에 시장경제가 형성되고 그렇게 북한 지도층과의 인맥이 유지되면, 김정일 체제가 무너지고 반 김정운 체제에 있는 지도층의 지지로 민족통일을 이룬다는 시나리오다. 그는 통일의 시기를 늦어도 2020년까지로 내다봤다.
또한 그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위한 통일을 위해 정통성과 통일관, 대북관, 대미관, 국방관 등 5대 통일안보관을 이념으로 무장하고 충·효·예·의·근·창·체 등 7덕을 국민정신으로 삼아 민족통일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허 전 사령관은 “민족의 영원한 번영과 발전, 우리 후손들이 인간다운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수구꼴통’, ‘빨갱이’ 소리를 들을 각오로 ‘빠른 통일이 행복하게 사는 길’이라는 책을 썼다”며 “한 번 쯤 꼭 읽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하는 말도 잊지 않았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김문수 “李, 과거 ‘미군 점령군’ 발언 사과해야”
[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3일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이재명 후보는 지금이라도 과거 (미군)점령군 발언을 사과하고, 한미동맹에 관한 확고한 입장을 밝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 후보는 과거 주한미군을 ‘점령군’이라며 폄훼한 바 있고,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을 ‘극단적 친일 행위’라고 매도한 적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후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4500명을 괌 등지로 철수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며 “미국 정부 차원의 공식적 검토나 발표는 아니지만, 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단순한 병력 이동이 아니라 대한민국 안보와 직결된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주한미군 철수가 현실이 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 섞인 전망이 퍼지고 있다”며 “저는 앞으로도 한미동맹의 기반 위에 한미 핵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한국형 3축체계 고도화 등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 즉각 한미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주한미군 주둔과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공식 외교 채널을 통해 긴밀히 협의해 나

경제

더보기
허영인 회장 중대재해처벌법 고발 당해...사면초과 SPC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SPC 계열사 공장에서 또다시 사망사고 발생했다. 최근 3년간 벌써 세 번째다. 현재 형사재판 중인 허영인 SPC 회장의 약속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번 사망사고에 대해 강력 대응을 주문하고 있고, 고객들의 불매운동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동일한 패턴의 반복되는 사망사고 지난 19일 경기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작업자 A씨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A씨가 기계에 윤활유를 뿌리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A씨 부검을 진행한 뒤 경찰에 “머리, 몸통 등 다발성 골절로 인한 사망으로 보인다”는 1차 소견을 냈다. 시흥경찰서는 공장 관계자 일부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형사 입건해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고용노동부 역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SPC시화공장 역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삶의 고통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의 시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꽃처럼 향기처럼’을 펴냈다. ‘꽃처럼 향기처럼’은 전남 함평의 작은 농촌 마을에서 태어나 가난과 역경을 딛고 올라온 저자의 인생 여정과 그 속에서 발견한 작은 꿈과 희망, 그리고 자연과 신앙에 대한 담백한 고백이 담긴 시집이다. 이 책의 저자인 김영배 시인은 2009년 한울문학을 통해 등단한 이래 ‘사랑 고백에 화답을’, ‘세월 묶어둔 끈’, ‘태양! 친구 삼아 걸어라’ 등의 시집과 ‘한번 베임을 위해’, ‘어머니의 마당’ 등의 수필집을 출간하며 꾸준히 문학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시집 ‘꽃처럼 향기처럼’은 계절의 흐름에 따라 5장으로 구성됐다. 저자는 계절의 변화에 따라 자연의 모습과 인생의 굴곡을 함께 엮으며,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묵직한 성찰의 메시지를 건넨다. 이 책은 화려한 수식이나 장황한 비유를 지양하고, 오히려 투박하고 소박한 언어로 삶의 진실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어려운 유년 시절과 공장 노동자, 신문팔이로 살아가며 서울의 낯선 거리에서 꿈을 찾고, 검정고시로 학업을 이어간 저자의 삶의 편린이 시편마다 녹아 있다. 저자는 “겨울이 춥고 길수록 봄에 대한 기다림은 더하고, 청운의 푸른 꿈을 품고 사는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대선투표 안하고 여행가겠다”는 정치무관심 층. 그들이 원하는 대통령은?
“요즘 TV뉴스는 아예 안 봅니다. 보면 신경질만 나고 스트레스받는데 그걸 왜 봅니까? 예능프로하고 스포츠 중계만 봅니다. 이번 대선투표요? 찍을 사람이 없어 투표 안 하고 아예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질문을 해 보았다. “아니, 그래도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데 대선후보 공약도 확인하고 TV토론도 보시고 관련뉴스도 챙겨보면서 누구를 찍을지를 선택하고 투표는 해야 하지 않습니까?” “처음에는 투표를 하려고 했지요. 그런데 국민의힘 후보자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상황, 마치 대통령이 된 듯한 야당 후보를 보면 어차피 결론이 난 게임 같아서 투표할 마음이 싹 없어지더라구요.” 청년층들에게도 “이번 대선 투표할 거냐?”고 물어보았다. “대선 투표를 언제 하는데요?” “나라만 잘 살게 해준다면 누가 대통령 되어도 상관없는데 그런 대통령 후보가 없는 것 같아서요.” 6월3일 치러지는 21대 대선 유권자 중 50대(지난해 말 기준 870만6,37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60대(781만8,783명) 노년층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원래 정치에 무관심한 편인 20대 청년층에서조차 이러한 대화를 나누었다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듣다 보니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