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김미현 기자]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22일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였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가족들은 참사로 숨진 가족들의 사연을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이태원 참사 유가족 중 일부는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심경을 밝혔다.
외국 국적인 A씨의 어머니는 아들 A씨가 한국인의 정체성을 알기 위해 국내 대학 어학당에 공부를 하러 왔다가 이태원 참사로 희생됐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아들을 가슴에 묻고 곧 빈으로 간다. 정부 사과를 받아야 하는데 아들 장례식이 빈에서 28일이어서 가야한다"며 "억울하게 죽은 외국인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 유가족 여러분도 힘내서 꼭 우리 아이들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전했다.
또 다른 희생자 B씨의 어머니는 아들의 사망증명서를 들어 보이며 "사인도 시간도 장소도 알지 못하고 어떻게 떠나 보내려 하나, 심폐소생술이라도 받았는지 병원 이송 중 사망했는지 이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겠나"라며 "더 안아주고 더 토닥거려줄 걸, 사랑한다고 매일 말해줄 걸, 얼굴 한 번 더 만져줄 걸, 먼저 보낸 미안함에 몸부림친다"고 말하며 슬픔에 잠겼다.
이어 "단축번호 3번에 저장된 우리 아들 목소리를 이제 들을 수 없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유가족 측은 이날 정부에 ▲진정한 사과 ▲엄격하고 철저한 책임규명 ▲피해자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진상 및 책임규명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추모시설 마련 ▲2차 가해 방지를 위한 입장 표명과 구체적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또한 "정부는 '10·29 이태원 참사'의 책임이 이태원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 지방자치단체, 경찰에게 있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며 "참사의 모든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