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김미현 기자]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지휘를 소홀히 했다는 혐의를 받는 이임재(53) 전 용산경찰서장이 21일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8시45분경 서울 마포구 특수본에 검은 마스크를 쓴 채 굳은 표정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 전 서장은 취재진이 피의자 조사를 받는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고인분들과 유족들께 정말 죄송하고 또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이날이 전 서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직무유기 혐의로 소환했다.
서울경찰청과 '경비기동대 투입 요청'을 놓고 진실공방을 벌이는 데 대해선 "그 부분은 내가 알고 있는 내용 사실대로 말씀드렸다"면서 "세부적인 부분은 조사에서 성실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한 번 경찰서장으로서 죄송스럽고 또 죄송하다. 평생 가슴에 짊어지는, 죄인의 심정으로 살겠다"고 말한 뒤 특수본 청사에 들어섰다.
이 전 서장은 핼러윈 기간 경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안전 대책 보고에도 사전 조치를 하지 않은 것과, 이태원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현장에 늦게 도착하는 등 지휘 소홀 혐의로 지난 6일 피의자로 입건됐다.
특수본은 이 전 서장을 상대로 사전 조치와 사후 대응이 적절했는지, 서울경찰청에 경비 기동대를 요청한 것이 맞는지 등 사실관계를 재차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특수본은 이 전 서장 주장과 달리 아직 용산경찰서가 서울경찰청에 경비 기동대를 요청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지난 18일 브리핑에서 "경비 기동대를 요청한 사실은 현재까지 확인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특수본은 최성범(52) 용산소방서장도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최 서장은 사고 발생 직후 소방대응단계 발령을 제때 하지 않는 등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