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전망에도 뉴욕증시가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 시장과 실물 경제가 사실상 따로 놀고 있다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10년간 양적완화를 진행했던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공격적으로 금리인상을 하고 있는 데도 연준의 정책이 시장에 먹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CNN비즈니스는 25일(현지시간) 연준이 시장을 영원히 변화시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연준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지난 9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보이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에 도달할 때까지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고, 경제학자와 전문가들이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월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작가이자 전 골드만삭스 임원 출신인 노미 프린스는 경기 부양을 위해 진행된 10년간의 양적완화(QE) 기간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연준이 은행에 무제한적인 자금을 공급한 이 기간 동안 금융 시장과 실물 경제가 완전히 분리됐다고 지적했다.
부유층과 기업들은 수년간 낮은 금리로 막대한 이익을 얻으면서 주식 시장으로 돈이 계속 유입되게 됐지만, 중산층을 비롯한 대부분의 서민들은 낮은 금리가 유지되면서 임금 상승이 둔화되고 적은 경제적 지원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주식 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그동안 연준의 행보와 경제 데이터들은 주식 시장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서는 이 같은 영향력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경제적 근거를 증시에 적용하려는 것이 무의미해졌다"고 말했다.
연준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직접 금융기관에 자금을 투입하는 등 공격적인 통화 완화 정책이 주식 시장에 무슨 일이 있어도 결국 상승한다는 잘못된 믿음을 만들었다고 프린스는 지적했다.
그는 "경기 부양책의 결과는 대부분 경제 전반이 아닌 시장으로 향했고, 투자자들이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동안 연준에 의존하게 되는 세상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올해 연준은 금리 인상을 시작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시장의 신뢰가 중요한지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투자자들은 연준을 믿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연준이 "피벗(pivot, 정책 전환)은 없다"고 말하지만 언젠가는 금리를 내리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는 생각이 주식 시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프린스는 금리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고 노동 시장이 둔화되면서 타격을 받는 것은 월가가 아닌 서민들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