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국무총리(노무현재단 이사장)의 5만달러 뇌물수수 혐의를 둘러싼 진실게임이 법정으로 옮겨가는 가운데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 진술의 신빙성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권오성)는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69·구속 기소)에게서 5만달러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 전 총리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한 전 총리는 2006년 12월20일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곽 전 사장으로부터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임명될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2만달러와 3만달러가 든 봉투 2개를 챙긴 것으로 보고 있고, 한 전 총리는 이를 극구 부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과 한 전 총리 사이의 진실게임은 법정 공방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돼 돈을 건넸다는 곽 전 사장의 진술 신빙성 여부 중심으로 치열한 법리싸움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법원은 뇌물죄의 유무죄 판단을 할 때 공여자 진술의 합리성과 일관성을 중요한 요소로 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전 총리 측은 소환 조사 직후부터 “곽 전 사장 진술 신빙성이 의심된다”며 선공을 펼쳤다.
우선 한 전 총리 측은 대질 심문 당시 곽 전 사장의 발언과 행동을 근거로 공세를 펼쳤다. 한 전 총리 측에 따르면 곽 전 사장은 한 전 총리와 대질 심문이 진행되는 동안 진술을 수차례 번복하고 불분명한 답변을 했다.
당시 한 전 총리 변호인 자격으로 입회했던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곽 전 사장의 진술이 여러번 바뀌자 부장검사가 정확히 내용을 지시해주면서 확인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 측은 또 진술 자체의 신빙성 여부는 물론 검찰의 압박수사로 인한 허위 자백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이 의원과 교대로 검찰 조사 과정에 입회했던 송영길 민주당 최고위원은 “곽 전 사장은 이미 횡령죄로 구속된데다 건강까지 좋지 않아 병보석이 필요하다”며 “곽 전 사장이 ‘제가 검사님에게 이것 때문에 혼났다’는 말을 수차례 한 점을 봤을 때 진술이 강요된게 아닌가 강하게 의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 전 총리 측은 조사가 끝나갈 무렵 곽 전 사장이 느닷없이 “검사님, 저 죽을 지도 모릅니다. 저 좀 살려 주십시오”라고 애원하는 모습에 주목, 현재 곽 전 사장이 정신적·체력적으로 대단히 비정상적이고, 뭔가에 쫓기는 듯 절박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한 전 총리 측 변호인단은 재판 전까지 지속적으로 이 부분을 쟁점화하면서 향후 재판에서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곽 전 사장에 대한 증인 심문에서 진술의 합리성과 일관성이 떨어지는 점을 집중적으로 지적, 한 전 총리의 무죄를 입증할 계획이다.
한 전 총리 측의 주장에 검찰은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혐의입증에 자신있다는 반응이다. 곽 전 사장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인정하지만, 충분한 시간에 걸쳐 꼼꼼하게 진술의 신빙성을 확보한 만큼 향후 법정에서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검찰은 곽 전 사장의 구체적 진술 외에도 여러 정황증거와 다양한 관련자 진술을 확보했고, 실제로 인사청탁이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최근 석탄공사와 남동발전에 대한 압수수색도 실시, 사장 공모 관련 서류 일체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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