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2.25 (수)

  • 맑음동두천 -2.7℃
  • 맑음강릉 1.3℃
  • 맑음서울 0.6℃
  • 박무대전 0.2℃
  • 박무대구 1.0℃
  • 울산 4.5℃
  • 맑음광주 2.3℃
  • 부산 5.0℃
  • 흐림고창 0.9℃
  • 제주 9.1℃
  • 맑음강화 -2.6℃
  • 맑음보은 -2.9℃
  • 흐림금산 0.1℃
  • 맑음강진군 3.1℃
  • 흐림경주시 0.9℃
  • 흐림거제 4.5℃
기상청 제공

기본분류

진보-보수의 담합과 경쟁의 이중구조

URL복사
지난주 대입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우리 사회가 '경쟁사회'라고 하지만 수능시험만큼 경쟁적인 것이 또 있을까? 전국의 거의 모든 고등학생들이 한날한시에 시험을 치르고, 한 문제 더 맞고 틀리고에 따라 갈 수 있는 대학들이 거침없이 바뀐다. 그러니 신종플루 탓에 여느 해보다 더 긴장된 시간을 보낸 수험생들과 더불어 우리 사회의 논쟁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인 시장 혹은 경쟁 메커니즘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있을 법하다.
우리 사회의 한쪽에는 경쟁 메커니즘만이 생산성과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경쟁이 별로 없는 사회영역이 눈에 띄면 어디에나 경쟁을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물론 스스로를 그런 경쟁 속에 집어넣으려는 생각은 없으니, 그런 의미에선 이들은 위선적이거나 악당이다. 다른 편에는 경쟁이 도입되는 경우에는 어디서나 신자유주의의 냄새를 맡으며 단연코 투쟁할 것을 주창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위선적이지 않고 도덕적일 경우도 많지만, 왜 경쟁 도입이 대중에게 설득력을 갖는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둔하다.
경쟁과잉과 경쟁과소의 이중구조
사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성향과도 연계되어 있을 경쟁 애호나 경쟁 혐오 같은 성향과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 이 성향이 정보 수집을 왜곡함으로써 도처에서 경쟁의 과잉이나 과소만 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보기에 우리 사회의 핵심문제는 경쟁의 과잉이나 과소가 아니라 과잉과 과소의 병존 또는 경쟁의 이중구조에 있다.
재벌기업은 과소경쟁 속에 있지만 중소기업은 과잉경쟁 속에 있고, 대학교수는 과소경쟁 속에서 살지만 시간강사는 과잉경쟁 속에 있다. 공무원이나 공사의 직원들은 과소경쟁 속에 살지만 공무원 임용고시 준비자는 과잉경쟁 속에 있으며, 자동차 회사의 정규직은 과소경쟁 속에 있지만 비정규직은 과잉경쟁 속에 있다. 교사는 과소경쟁 속에 있지만 기간제 교사나 교원임용고시생은 과잉경쟁 속에 있다. 이런 대조가 무척이나 길게 열거될 수 있음을 우리 사회 성원들은 잘 알고 있다.
더 고약한 것은 경쟁과소가 과잉보상과 과잉권력에 그리고 경쟁과잉이 과소보상과 과소권력에 연계되어 있으며, 전자의 과잉보상은 상당정도 과잉경쟁 영역에 대한 약탈에 근거한다는 점이다. 수능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을 비롯하여 각종 고시나 취업에서 경쟁이 극심한 것은 경쟁의 이중구조 또는 과잉경쟁-과소경쟁의 공존 사이의 약탈적 관계 때문이다. 과소경쟁 영역으로 진입하기 위한 2차적 경쟁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 2차적 경쟁은 가족의 미래를 건 투자이기에 더 치열할 수밖에 없다.
경쟁을 둘러싼 보수와 진보의 담합
이런 경쟁의 이중구조 속에서 과잉경쟁 속에 있는 다수 대중은 어떤 생각을 할까? 당연히 과소경쟁 영역의 진입장벽이 낮아져야 하고 과소경쟁 영역 자체에 경쟁 메커니즘이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럴 때 자신이 과소경쟁 영역의 지대 추구자들에 의해서 덜 착취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시장에서 더 값싸고 질좋은 재화와 써비스를 구매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진입장벽의 완화와 경쟁 메커니즘의 도입이라는 대중의 요구에 대해 상류층 혹은 보수 세력들은 늘 자신을 제외한 그 아래 부분에 대해 경쟁 도입을 주장하는 동시에 자신의 영역은 자율과 자유의 이름으로 보호하고자 한다. 다른 한편 진보진영은 공공성이나 반신자유주의를 내걸고 경쟁 메커니즘의 도입을 한사코 반대한다. 하지만 대중은 그 둘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유착을 감지하고 있다.
사회적 연대감과 공정한 경쟁규칙을
지난 10여년에 걸친 비정규직화를 생각해보라. 기업주들은 노동자들의 비효율성을 말하며 경쟁과 시장 메커니즘 도입을 주장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들에 대한 개혁의제를 비껴가는 동시에 도전집단을 개혁대상으로 몰아넣었다. 이런 공격에 대해 조직된 노동자들은 경쟁과 시장 메커니즘의 도입에 대한 반대를 반신자유주의라는 명분 속에 결집했고, 그 결과 조직된 노동자를 우회하는 비정규직화가 폭증했다. 이 패턴은 대기업과 대기업의 조직노동자들 사이에 한정되지 않고 사회의 여러 영역에서 유사한 패턴으로 반복되었다. 이런 패턴을 거치며 과잉경쟁에 내몰린 사람들의 시선에 들어오는 것은 보수와 진보 간의 유착에 다름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정말 필요한 것은 경쟁에 의한 효율성이나 반신자유주의가 아니라, 전체 사회의 경쟁강도를 완화하는 동시에 경쟁의 이중구조를 혁파하는 공정한 경쟁규칙을 도입할 정치적 전망을 여는 것이다. 전자가 사회적 연대감에 기초한 것이라면, 후자는 공정과 정의에 연결된 것이다. 연대와 공정이 내적으로 연결된 정치적 전망에 의해서만 반신자유주의와 경쟁지상주의의 맹목적 대립이라는 협곡을 벗어날 수 있으며, 어디에 경쟁을 도입하고 어떤 경쟁을 완화해야 하는지를 가리는 지혜로움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수능시험도 덜 고통스러워질 것이고 수능과는 전혀 다른 선발방식을 구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 본문은 디지털 창비 논평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마포주민지원협의체, '소각장 상고 포기·공동이용협약 체결' 협상 즉각 착수 요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 마포 소각장 추가 건립을 두고 서울시와 마포구민 간 행정소송에서 마포구 측이 승소한 가운데, 마포주민지원협의체(위원장 백남환, 이하 협의체)가 서울시에 상고 포기와 운영 협약 체결을 요구했다. 23일 마포주민지원협의체는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계속해서 상고를 강행한다면 오는 3월 1일부터는 준법투쟁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백남환 위원장(마포구의회 의장)은 회견문에서 "추가 소각장 입지 결정 고시가 위법하다는 법원의 1·2심 판결이 모두 주민 승소로 확정되었음에도, 서울시가 다시금 상고를 강행하는 것은 순리에 맞지 않는 일"이라며 "소각장 공동이용협약체결 협상부터 하나씩 정리해갈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공동이용협약은 서울시와 4개 자치구(용산·종로·중구·서대문), 그리고 마포구가 각각 폐기물 처리와 관련하여 맺은 협약으로, 4개 자치구의 폐기물을 마포구에서 처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제는 마포구 소재의 소각장을 이용한 쓰레기 처리임에도 정작 서울시는 마포구와의 공동이용협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협의체는 지난 9개월 동안 쓰레기 성상검사를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 서울시 및 시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무효 상호관세 대체 도널드 트럼프 새 글로벌 10% 관세 발효, 대미투자특별법 지지부진 논란 확산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 위법 판결로 상호관세가 무효화된 가운데 상호관세를 대체할 새 글로벌 관세가 24일(현지시간) 공식 발효됐다.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전 세계에 10%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에 따라 미국 동부시간으로 2월 24일 오전 0시 1분(한국시간 24일 오후 2시 1분)부터 오는 7월 24일 오전 0시 1분까지 '예외품목'을 제외한 전 세계의 대미 수출품에 새 10%의 관세가 적용된다. 도널드 존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새 글로벌 관세의 세율을 15%로 인상할 것임을 밝혀 조만간 포고령 발표 등을 거쳐 세율이 15%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예외품목은 특정 핵심광물, 에너지 및 에너지 제품, 미국 내에서 재배·채굴되지 않는 천연자원 및 비료, 쇠고기·토마토·오렌지 등 특정 농산물, 의약품 및 의약품 원료, 특정 전자제품, 승용차·트럭·버스 및 그 부품, 특정 항공우주 제품 등이다. 이들은 미국 산업에 필요한 원료이거나 이미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품목별 관세가 부과되는 제품, 미국 내 물가 상승률을 많이

사회

더보기
서울대병원, ‘2026 인공와우 토털케어 네트워크’ 성료
[시사뉴스 이용만 기자] 서울대병원은 지난 7일 ‘2026 인공와우 토털케어 네트워크’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환자와 가족, 의료진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인공와우 치료와 재활 과정을 이해하고, 함께 경험과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와우(달팽이관)’는 귀의 가장 안쪽인 내이에 위치한 기관으로, 소리를 신경 신호로 변환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보청기로 충분한 효과를 얻기 어려운 고도·심도 난청 환자에게는 달팽이관을 통해 청각신경을 전기적으로 자극하는 인공와우 이식술이 활용된다. 수술 후에는 소리를 조절하는 맵핑과 청각·언어 재활 치료가 단계적으로 진행되며, 이러한 지속적인 관리가 치료 성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환자와 보호자는 치료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거나, 재활 과정에서 심리적 부담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센터는 기존 ‘인공와우 환우회’를 ‘인공와우 토털케어 네트워크’로 개편하고, 참석 대상을 수술 환자와 보호자뿐만 아니라 인공와우 수술을 앞두고 있거나 관심 있는 이들까지 확대했다. 행사는 총 3개 세션으로 구성됐으며, 인공와우센터 의료진과 전문가들이 연자로 나서 강의를 진행했다. 이준호 인공와우센터장의 센터 소개를

문화

더보기
부모가 자녀에게 전하고 싶은 삶의 가치와 태도를 100가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거룩한 유산’을 펴냈다. 이 책은 부모가 자녀에게 전하고 싶은 삶의 가치와 태도를 100가지 메시지로 정리한 세대를 잇는 인생 안내서다. 성공이나 재산보다 더 오래 남는 것은 삶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스스로를 지키는 기준이라는 점을 중심에 두고 있다. 저자 오석원은 인생을 거친 바다를 건너는 항해에 비유한다. 순풍이 부는 날도 있지만, 예기치 못한 폭풍과 파도를 마주하는 순간도 있기 때문이다. ‘거룩한 유산’은 이러한 삶의 여정 속에서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필요한 선택의 기준과 마음의 균형을 잡는 태도를 차분하게 풀어낸다. 각 글은 짧지만 깊은 울림을 담아 독자가 자신의 삶에 비춰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책은 시간과 기회, 관계와 사랑, 실패와 고난, 마음 관리와 삶의 태도 등 인생 전반을 아우르는 주제를 다룬다. ‘인생은 속도전이 아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니’, ‘다름을 인정하라’, ‘마음을 다스려라’와 같은 메시지들은 선택의 순간마다 중심을 잡아주는 삶의 나침반으로 기능한다. ‘거룩한 유산’의 가장 큰 특징은 전달하는 방식에 있다. 교훈이나 훈계의 형식이 아니라 자녀에게 보내는 편지처럼 따뜻하고 조용한 목소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리더의 적극적 SNS 약인가 독인가
최근 대한민국 정치권의 뜨거운 화두로 등장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이른바 ‘SNS 정치’다. 정책 현안이 발생하거나 특정 언론 보도가 나오면 대통령이 직접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던지고, 이에 맞춰 청와대는 ‘6시간 신속 대응 체계’라는 전례 없는 기동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루 평균 4건에 달하는 대통령의 SNS를 통한 직접적인 메시지는 “정책관계자 대응이 오죽 느렸으면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내겠냐”는 자성론과 함께 “정부 조직 전체가 대통령의 뜻을 알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메시지는 그 자체로 가장 강력한 정부 정책 수단 중 하나”라며, “공무원은 물론, 국민과 시장에 확실한 시그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관료 조직의 완만한 호흡을 깨뜨리는 파격적인 행보로 평가받는 이 대통령의 SNS 활용은 2025년 한 해 동안 엄청난 양의 트윗을 쏟아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사례와 비교될 만큼, 단순한 소통을 넘어 통치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실시간 SNS 정치’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기대와 우려라는 두 갈래 길 위에 놓여 있다. 우선 긍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