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율 "여성들이 출마할 수 있는 분위기 만들어야"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국민의힘이 윤희숙 의원의 대선 출마 중도 포기로 또다시 여성 주자 없는 대선 경선을 치르게 됐다.
우리나라 최초로 여성 대통령을 배출한 국민의힘(당시 한나라당)이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여성 후보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 경선에서 홍준표 의원을 비롯해 김관용 전 경상북도지사, 김진태 전 의원, 안상수 전 인천 시장, 원유철 전 의원, 이인제 전 의원,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신용한 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 조경태 의원이 나왔을 뿐, 여성 주자들은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또 당시 새누리당에서 갈라져 나온 바른 정당도 유승민 전 의원,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가 경선에 도전했지만, 여성 후보는 없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여성 후보의 씨가 마르다보니 상대적으로 보수 정당에서 여성 주자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여성 주자가 눈에 띈다. 결선에 오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지만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1차 컷오프를 통과했다.
다만 민주당 역시 추 전 장관 이외 뚜렷한 여성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성 정치 차원에서 (거대 양당이) 큰 차이가 없다"면서 "현재로는 (여성 후보 기근 현상이) 비슷한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오히려 군소정당에서는 여성 주자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정의당에서는 심상정 의원과 이정미 전 대표가 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심 의원은 앞서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를 완주해 최종 6.17%의 득표율을 획득했다.
진보당의 여성 후보인 김재연 후보 역시 지난 5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앞서 진보당은 4.7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 여성 후보 송명숙을 냈다.
거대 정당으로 갈수록 여성 주자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 배경으로는 정치권의 남초현상이 꼽힌다. 정치권이 기본적으로 남성에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기 때문에 여성들이 국회의원, 장관 등 충분한 국정운영의 경험을 쌓고 대선후보로 성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이 역시 선진 정치로 가기 위해 넘어서야 할 관문 중 하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의석 104석 중 18석만이 여성 의원의 몫이다.
이 교수는 "(일반적으로) 대통령이 되는 경로가 국회의원, 장관이나 총리도 해보고 지자체장, 특히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지사를 하는 것이 바탕이 된다"면서 "여성들의 정치 도전 역사가 짧기 때문에 그런 경력을 갖춘 남성들과 경쟁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여성들이 출마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는 단기간 바뀔 문제가 아니라 점차적으로 지역구 공천을 할 때 여성이 남성 못지 않게 당선 가능성이 있다는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