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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암호화폐 규제 실효성 의문... 규제·인력 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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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1명이 670조원 관리
제도권 금융자산 아니라며 사기성 시세조종만 규제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최근 정부의 암호화폐 관리 방안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암호화폐 거래소를 본격적으로 관리·감독 하게 됐지만, 사기성이 짙은 시세조종에만 규제가 적용돼 여전히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암호화폐에 대한 법적 정의를 명확히 하고, 제도권 금융자산 처럼 폭넓은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 금융위 내의 암호화폐 전담 조직을 현실에 맞는 수준으로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4명에 불과한 금융위 인력으로 시가총액이 수천조원에 달하는 암호화폐를 관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1일 금융당국·금융권에 따르면 그간 금융위는 자금세탁 방지 관련 외에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관리·감독하지 않았다. 화폐·금융행위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4월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해 "(암호화폐가) 보호할 대상이냐에 대해서는 금융위의 생각은 다르다"며 "그림을 사고파는 것까지 다 보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거래는 그림을 사고파는 것처럼 비금융자산 매매에 해당하므로 금융위가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간 금융위는 특정금융거래법에 따라 거래소의 자금세탁 방지에 대해서만 관리·감독했지만, 지난달 28일부터는 사업자의 자전거래 등 사기성이 짙은 불공정거래까지 감독하겠다고 나섰다. 그간 암호화폐 관련 불공정 거래와 사기는 검찰·경찰이 수사해왔다. 공식 화폐·금융거래로 인정할 수 없어, 일종의 불법 사금융으로 취급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암호화폐가 금융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감독할 수 있는데, 아직 거기까지 논의되지 못했다"며 "당국 내부에서도 검찰과 경찰이 책임지고 암호화폐 거래소를 관리·감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에 거래소를 관리·감독할 수 있는 권한이 생겼지만, 여전히 한계는 남은 상태다. 암호화폐를 금융자산으로 규정할 수 없다 보니, 기존 제도권 금융 만큼 규제를 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는 당시 암호화폐 관리 방안에서 "(암호화폐를) 화폐·금융상품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또 한번 선을 그었다. 결국 금융위는 사기성이 짙은 시세조종에만 규제를 적용하는데 그쳤고, 전산 사고 등 전반적인 감독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도 '가상자산 관련 투기 억제 및 범죄 피해자 보호 방안' 보고서에서 "현재 가상자산은 법적 지위가 불분명하고 관련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가상자산의 성격과 위험성을 명확히 인지한 투자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암호화폐를 관리·감독하는 금융위의 전담조직도 졸속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금융위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인력 4명을 추가 배치했지만, 수천조원을 넘나드는 암호화폐 시가총액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실제 전 세계 암호화폐의 시총은 지난달 8일 기준 2714조원에 달했다. 이는 코스피 시총 2229조원(지난달 28일 기준) 보다 높다. 금융위 직원 1명당 약 678조원에 달하는 암호화폐를 관리해야 하는 셈이다. 이에 금융위는 정식으로 조직을 꾸린 뒤 인원을 더 보충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충원 인력은 십여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익명을 요구한 암호화폐 관련 교수는 "특금법 때부터 정부가 급하게 정책을 만들고 있다"며 "여전히 두루뭉술한 입장으로 암호화폐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암호화폐 사업자를 관리 감독할 주무 부처를 금융위로 결정했지만, 여전히 컨트롤타워 역할은 국무조정실에 맡기는 등 애매한 상황을 지속하고 있다.

 

정부는 국조실이 운영해오던 '암호화폐 관계부처 차관회의(TF)'를 유지한 채 관리·감독과 제도개선은 금융위 주관으로, 블록체인 기술발전·산업육성은 과기정통부 주관으로 정리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기존 자금세탁방지 업무에다, 업비트·빗썸 등 거래소 관리·감독 업무가 더해졌다.

 

기획재정부는 ▲지원반 운영 ▲가상자산 과세 ▲외국환 거래법령 위반 점검 등을, 과기정통부는 블록체인 산업육성과 암호화폐 사업자 해킹 방지를, 검찰·경찰은 암호화폐를 이용한 사기 등 범죄 단속을 맡는다.

 

또 공정거래위원회는 암호화폐 사업자의 불공정약관 직권조사를, 개인정보위원회는 투자자 개인정보 유출 대응에 나선다. 국세청은 고액체납자 가상자산 강제징수 등을, 관세청은 가상자산 이용한 환치기 등의 단속을 맡게 된다.

 

만약 부처 간 쟁점이 발생하면, 기재부 1차관이 주도하는 TF에서 쟁점을 논의·조율하게 된다.

 

이러한 대응 체계를 놓고 일각에서는 기존 방식의 연장선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여전히 9개 부처가 업무를 나눠 갖고, 임시방편에 가까웠던 국조실 컨트롤타워 체제를 유지하는 공동대응 방식에 크게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금융위도 "금융위는 가상자산 사업자 관리·감독 주관부처"라며 "가상자산은 가상자산 관련 불법·불공정행위의 양태가 다양한 만큼 국조실이 운영하는 TF에서 전방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지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애매한 정부의 관리방안은 암호화폐의 법적 지위가 여전히 불명확한 데 따른 결과물로 보인다. 정부는 여전히 암호화폐를 화폐로 유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금융당국이 암호화폐와 관련해 관리 감독을 넘어 컨트롤타워 역할까지 맡게 된다면, 금융당국 스스로 암호화폐를 인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위는 관리·감독과 제도개선 등 최소한의 역할을 맡고 나머지는 9개 부처가 나눠 공동대응하는 지금의 형식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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