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5.10 (토)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산이야기

【오병욱 산 이야기】 산에서 배우는 인생 ⑦ - 형제봉

URL복사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형제봉이다.

 

약속 장소인 국민대 입구에는 벌써 예정 인원이 다 모여 나를 기다리고 있다. 구름 한 점 없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만끽하며 언제나처럼 북악 공원 지킴 터 옆 공터에서 산행모임 회장의 시범과 함께 몸 풀기 체조를 한 후 왕녕사로 향한다.

 

오르는 숲길 옆의 왕녕사 처마의 풍경은 지나가는 가을바람에 청명한 소리를 내고 어디 사람의 그림자 없는 산속 노란 가을 잎으로 둘러싸인 호젓한 산길이다. 찻길에서 10분만 벗어나도 이런 별천지를 만나는 행운은 서울이라는 대도시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북한산이 주는 멋진 매력이다. 그 매력에 반해 형제봉을 오르기 시작한 지도 벌써 10년이 되었다.

 

돌아보면 동기들의 건강을 생각한 의사 친구가 주도하여 만들어 이어온 지 10년의 토요 등산 모임. 형제봉 고갯길을 오르면서 10년의 세월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며, 이곳은 어떤 친구가 좋아하던 곳, 이곳은 또 다른 친구가 힘들어하던 곳, 곳곳에 옛날의 친구들이 얼굴을 빙긋이 내밀며 반기는 것도 같다.

 

 

마지막 깔딱 고개를 지나 형제봉 능선에 오르니 맑은 하늘이지만 가을바람이 드세다. 그곳에서의 서울 풍경도 볼만 하지만 세찬 바람을 피해 서둘러 이동하여 능선을 가다가 바람이 잠잠한 곳에서 잠시 휴식을 하며 서울 전경을 바라본다. 언제나 보아도 복작거리는 것 같은 서울. 그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며 겪는 이전투구의 아수라 속을 어찌들 살고 있는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한 친구는 언제나 乙(을)로 살아가는 지혜(?)를 강조한다.

 

“나는 언제나 을이다. 네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 네 말이 옳다. 그러나 때로는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상대의 생각에 의문을 표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내 생각을 누르며 산다고 한다. 나는 찬성할 수 없다고 반발하지만, 항상 사는 게 무얼까 화두를 던지고 있다.

 

옛날 세종대왕 시절에 명재상으로 유명한 황희 정승이 그리 살았다 하지 않던가.

 

“네 말이 옳다”. “네 말도 옳다”. “어허! 무슨 소리입니까?. 양쪽이 다 옳을 순 없지요.” “그래 자네 말도 옳네“. 그리 살았다던 명재상도 사위 서달의 사건에는 영의정 맹사성에게 청탁하여 사건을 무마하려 하였다 하지 않던가.

 

사위 서달이 어머님을 모시고 온양 온천을 가다가 신창현의 표운평을 죽인 사건으로, 서달의 살인교사 사건이지만, 피해자의 억울한 사건을 온갖 회유와 압력으로 무마된다. 보고서에서 수상함을 발견한 세종의 재수사 지시로, 고을 현감, 병조판서, 좌의정 황희, 영의정 맹사성까지 연결된 권력형 비리 스캔들이 밝혀진다. 사건 관련자가 파면과 귀양을 가고, 세종은 뜻밖의 결정을 내린다. 나랏일에 황희와 맹사성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두 정승을 잠시 파면시켰다가 복직시킨 것이다.

 

올바름과 유익함을 좇는다는 명분으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세종! 우리는 세종의 선택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올바름을 쫓아 유익함을 버려야 할까? 유익함을 쫓아 올바름을 무시해야 할까. 둘 다를 선택한 세종의 선택은 이중잣대 일까? 그러기에 추 장관이 옳네, 윤 총장이 옳네, 다투는 것도 사람의 어느 한 면만을 너무 강하게 부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통일신라 시대의 도선국사가 지었다는 일선사 뒤의 보현봉을 바라보며, 보현보살의 10대원이 발현되는 곳은 저 밑의 세상이 아니라 이 숲속이 아닐까. 서둘러 내려오는 영취사 앞 한방차도 코로나 19로 공급이 중단되고 있어 아쉽다. 이곳에서 마시던 따스한 한방차, 함박눈을 맞던 시간도 이제는 추억에만 있다.

 

비가 한동안 안 온 관계로 정릉 맑은 계곡물도 바싹 말랐다. 이름 모를 붉고 노란 잎새를 들고 등산을 많이 다닌 친구가 말한다.

 

”예전에는 예쁜 단풍잎만 찾았는데 요즘은 이렇듯 알록달록 색이 제멋대로고 벌레도 먹은 평범한 가을 잎에 정이 더 간다“고. 많은 붉은 단풍잎 중에도 정말 예쁜 붉은 잎은 그리 많지 않더라고. 살아보니 계획대로 사는 삶은 정말 드물더라고. 가을에서 삶을 느끼고, 돌아다 볼 수 있는 여유로움이 생긴 나이가 된 걸까?.

 

우리가 계획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그런 자세가, 세상을 사는 방법이라 느끼는 것은 세월이 가르쳐 준 것일까, 산이 가르쳐 준 것일까. 절이 많은 우리나라 산의 어느 절을 가더라도 입구에 이런 말이 쓰여 있다.

 

入此門來莫存知解(입차문래 막존지해/이 문 안에 들어오매 알음알이[知解]를 두지 말지어다)

참선은 연구하는 것이 아니다. 생각으로써 이리저리 따져서 아는 것은 깨친 것이 아니다. 참선하는 데 가장 꺼리는 것이 지식으로 해결하려는 마음이다. 그러므로 『이 문 안에 들어오려면 지해를 내지 말라(入此門內莫存知解)』라고 크게 써서 절 문에 붙이는 것이 이런 까닭이다.

 

그래서 절이 산에 있는지, 아니면 산이 스님께 알려주는 것인지 나로서는 모르다가도 알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정능 탐방 주차장으로 내려와 산행모임 10주년을 기념하는 조촐한 행사를 위해 어느 갈비 집로 향한다. 오늘은 조촐하지만 매주 모이는 산행모임을 위한 소주 한잔 건배를 들어야겠다.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파키스탄 "인도, 카슈미르 수력발전 댐 공격"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파키스탄과 인도 양국 간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인도가 파키스탄의 중요한 수자원 인프라를 공격 목표로 삼고 있다. 파키스탄군은 인도가 자국의 댐을 무력공격 표적으로 삼았다고 7일(현지 시간) 외신이 밝혔다. 파키스탄 매체인 사마(SAMAA) TV, 데일리쿠드라트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군 홍보기관인 ISPR의 대변인 아흐메드 샤리프 초드리 중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도가 전날 밤 인더스강 지류이자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닐럼강 소재 닐럼-젤럼 수력발전소, 특히 발전소의 핵심인 노세리댐을 목표 삼아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댐의 구조적인 손상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초드리 중장은 인도가 파키스탄의 중요한 수자원 인프라를 공격 목표로 삼으려는 시도가 국제 협약 등을 위반하는 행위라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인도 전투기 5기 격추 사실을 밝히며 "우리 군은 짧은 시간 내 적절한 대응을 했다. 파키스탄 공군은 인도 항공기의우리 영토 진입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키스탄은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스스로 방어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충돌은 지난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 휴양

정치

더보기
김문수 "당 지도부, 강제 단일화 응할 수 없어…무소속 후보가 되도록 작업"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 지도부에 향해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반민주적 행위를 즉각 중단해 달라"고 말했다. 9일 "지금 당 지도부가 하는 강제 단일화는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 후보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불과하다"며 "(단일화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당 지도부의 단일화) 시도는 불법적이고 당헌·당규 위반"이라며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반민주적 행위를 즉각 중단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3일 전당대회 끝난 당일 저녁 7시에 제 선거사무소를 찾아준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 사무총장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말씀드렸다"며 "선거 업무를 원활히 하기 위해 선거캠프에서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장동혁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지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도부는) '연휴가 끝나는 5월7일 12시까지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선 단일화 후 선대위' 말씀을 해서 상당히 놀랐다"며 "연휴 중에 저를 뽑고 '연휴가 끝나자마자 다음날 12시까지 단일화를 하라', 이게 과연 우리 국민의힘 책임있는 당직자들께서 하실 수

경제

더보기
우리금융 연구소 "경기 둔화 우려에 한은 기준금리 2.50%로 인하할 것"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9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9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5월 금융시장 브리프'에 따르면 가계대출 증가세에도 물가 안정과 국내 경기 둔화세를 고려해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3조8000억원 가량 증가해 전월(1조8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4월 대미 수출액은 자동차·일반기계 등 주요 품목 부진으로 전년동월대비 6.8% 줄었고, 특히 대미 반도체 수출은 31% 급감했다. 미 관세정책 여파와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으로 경기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추가 금리인하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상당히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 2월 제시한 전망치 1.5%의 하향 조정을 예고한 상태다. 연구소는 "시장에서는 금통위 당일 발표하는 한은의 수정 경제전망을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5월은 한은의 금리 인하 기대로 채권금리가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달러 초약세에도 국내 성장우려로

사회

더보기
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구술사학회, ‘구술사와 미디어’ 학술대회 연다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학중앙연구원은 한국구술사학회(회장 박준규, 한양대 ERICA 교수)와 공동으로 5월 10일(토) 서울역 인근 스페이스쉐어 서울역센터에서 ‘구술사와 미디어’를 주제로 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는 미디어 기술의 발전과 일상의 디지털화 속에서 구술사 연구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구술사가 어떻게 공공과 예술, 사회적 실천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는지를 다층적으로 탐색하는 자리다. 구술사는 오랫동안 한국학과 역사학에서 삶의 기억과 경험을 기록하는 중요한 방법론으로 기능해왔다. 최근에는 영상, 음성, 모바일 플랫폼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연구 자료를 수집·기록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급격히 진화하고 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미디어와 구술사의 융합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가능성과 함께 윤리적, 사회적 쟁점도 함께 논의될 예정이다. 제1세션에서는 ‘공공역사와 구술사, 그리고 미디어’를 주제로 한 발표가 진행된다. 정계향 울산대 교수는 구술자, 영상 제작자, 관객 간의 삼각관계를 통해 공공역사로서의 구술사의 의미를 재조명한다. 임종석 상지대 교수는 원주 기지촌 지역 사례를 통해 구술사의 사회적 가치와 장소성 문제를 탐색한다.

문화

더보기
돈과 인생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돈과 삶의 예술: 균형 잡힌 부와 행복의 비밀’을 펴냈다. 금융업계에서 26년간 몸담아 온 조남주 저자가 ‘돈과 삶의 예술’을 출간했다. 이 책은 단순히 돈을 버는 기술을 넘어 돈과 인생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저자는 어린 시절 가난했던 기억과 금융 현장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돈이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삶의 방향과 품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한다. 특히 ‘돈과 인생을 조화롭게 만드는 법을 찾다’는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부의 축적만을 목표로 삼기보다는 삶 전체를 어떻게 설계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책은 ‘성공하는 사람들의 작은 습관’을 시작으로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투자자의 태도, 자산을 자녀처럼 관리하는 마음가짐 등 현실적이고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룬다. 저자는 ‘투자와 삶의 균형’이라는 주제를 책 전반에 걸쳐 설득력 있게 풀어내며, 투자라는 행위를 통해 결국 자기 자신을 다듬고 성장하는 과정을 강조한다. ‘돈을 좇지 말고 삶을 설계하라’는 조언은 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 저자는 조급함이나 단기적 성공에 대한 집착이 오히려 삶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경고하며, 삶의 목표를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김문수 후보 ‘내가 나서면 대선 이길수 있다’는 착각인가? 단순 몽니인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의 단일화를 둘러싼 내홍이 ‘단순 갈등’수준을 넘어 ‘꼴볼견’ ‘가관’ ‘x판 오분전’이다. 지난 3일 김문수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최종 선출되면서 한덕수 무소속 예비 후보와의 단일화는 순조로울 것으로 전망됐다. 왜냐하면 김 후보가 세 차례나 치러진 국힘 경선에서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을지문덕’이라며 자신이 후보가 되면 한 후보와 단일화 하겠다는 것을 수차례 밝혔기 때문에 한 후보를 지지하는 국힘당원들이나 중도층이 김 후보를 적극 지지해 최종후보로 선출될 수 있었다. 그런데 여측이심(如廁二心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으로 김 후보 측이 갑자기 단일화에 몽니를 부리면서 단일화 과정이 꼬이기 시작했다. 물론 김 후보 측의 몽니에는 이유가 있었다. 본인이 국힘 후보인데 국힘 지도부는 한 후보를 중심으로 단일화 전략을 짜고 있고, 본인이 추천한 사무총장(장동혁) 임명을 무시하는 등 선거와 관련한 당무(黨務 당의 사무나 업무)에서 철저히 배제당한다는 느낌을 받으니까 당연히 ‘이건 아니지’라는 꼬라지가 나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당 지도부와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