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수정 기자] 서울, 특히 강남 재건축 시장은 대형건설사들의 주 무대로 자리매김하는 추세다. 예정돼 있는 굵직한 강남권 정비사업 수주전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세운 대형사들의 각축전이 될 전망이다.
최근 수도권에서 단일 브랜드로 아파트를 가장 많이 공급한 건설사는 어디일까. 지난 2014년부터 2017년 8월16일까지 건설사별 분양가구 수를 조사한 결과 수도권에서는 GS건설의 '자이' 브랜드가 가장 많이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대우건설의 '푸르지오'였다.
GS건설의 '자이'는 부동산 리서치회사 닥터아파트가 지난 4월 조사한 재개발 재건축 시공사로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34.6%)로 꼽혀 브랜드 파워까지 입증했다. 여기에 지난 2015년 서울 강남권에서 분양 받고 싶은 브랜드에도 1위에 선정돼 향후 브랜드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재개발, 재건축을 통해 입주한 아파트 중 가장 많은 브랜드는 삼성물산의 '래미안'인 것으로 나타났다. '래미안'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 수주 실적도 가장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올 하반기 가장 뜨거운 강남 재건축시장도 GS건설과 삼성물산, 양대 건설사들의 리그가 될 전망이다. 특히 9월 분양을 앞둔 '신반포센트럴자이'와 '래미안 강남포레스트'에 수요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GS건설이 신반포6차를 재건축해 짓는 '신반포센트럴자이'는 총 757가구 중 145가구가 일반에 분양될 예정이다. 지하철 3·5·9호선 고속터미널 역세권이고 초·중·고교 학군이 우수하다. 한강변에 조성된 반포한강공원과 서래섬, 새빛섬 등도 걸어서 이용할 수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는 평이 나온다.
또 삼성물산이 개포시영을 재건축하는 '래미안 강남포레스트'는 강남8학군으로 불리는 명문학군이 인접해 수요자들의 관심이 기대되고 있다. 두 단지 모두 분양가는 3.3㎡당 4000만원대에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가가 다소 높게 책정되더라도 이러한 대형사들의 브랜드 아파트는 선호도가 높아 경쟁이 치열한 편이다. 2016년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30.1대 1. 이중 시공능력 상위 10위 대형 건설사 분양단지의 평균 경쟁률은 38.5대 1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 건설사 분양단지의 경쟁률은 6.5대 1에 불과해 브랜드에 따른 온도차를 입증했다. 실제로 지난해 최고 분양가로 눈길을 모았던 '신반포자이'의 경우 113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4269명이 몰리는 진풍경을 자아냈다.
이 같은 브랜드 아파트의 인기는 분양 후 높은 가격 상승률로 연결된다. 현장의 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신반포자이'의 전용 59㎡경우 분양가 대비 2억원 이상 웃돈이 붙었다. 올 상반기에 입주한 종로구 '경희궁자이' 전용 59㎡의 호가는 9억원대로, 5억원 중후반대의 분양가보다 2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 6월 입주한 '대치 SK VIEW' 전용 84㎡도 분양가 13억원보다 3억원 오른 16억원대 거래됐다.
이처럼 브랜드 아파트가 인기몰이하며 가격 상승하는 데에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 메이저 브랜드가 만드는 '고품격 삶의 가치'도 그 중 하나다. 브랜드 아파트가 부의 척도, 사는 사람의 신분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작용하면서 이를 향유하려는 욕망도 커진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건설사들이 정비사업에 속속 고급 브랜드를 도입하면서 프리미엄도 치솟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대림산업의 '아크로리버파크', 대우건설의 '서초 푸르지오 써밋' 등이 있다.
브랜드 이미지뿐만 아니라 대형 건설사들의 차별화된 평면, 커뮤니티, 조경, 주거서비스 등도 수요자를 견인하는 요인이다. 일례로 GS건설의 '그랑시티자이'는 지역병원과 협력해 입주민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포자이'는 단지 내 미니카약장을 설치해 입주민 만족도를 높였다. 포스코건설의 '더샵' 아파트는 어린이 물놀이장을 특화 커뮤니티로 도입해 어린 자녀를 둔 3040세대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아파트에는 집안 모든 벽에 끊김이 없는 단열 설계가 적용된다.
1군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는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하며 주변 아파트 시세를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 또 불황에도 가격 하락폭이 작아 자산가치 보전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최근 실수요 위주로 주택시장이 재편되면서 브랜드 쏠림 현상은 갈수록 심해질 전망이다.
부동산인포 관계자는 "수요자들이 브랜드 아파트를 선호하는 데에는 향후 집값 상승 등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다"면서 "주택 품질이 상향 평준화 된 시점에서 브랜드는 집의 가치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