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사업 환경이 점차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베트남이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에 힘입어 베트남 경제에 대한 외국기업의 신뢰도가 크게 높아짐에 따라 지난해 베트남은 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를 기록했다.
지난 9월13일 발표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베트남이 투자처로 각광을 받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값싼 양질의 노동력이 풍부하고, 정치적으로 안정돼 있기 때문이다. 1억명에 가까운 인구가 내수시장의 성장가능성도 확인해주고 있다.
베트남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베트남의 산업생산은 9.64%까지 성장했다. 반면에 세계 석유가격의 하락으로 물가 상승은 0.6%에 그쳤다. 경제성장률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6.68%를 기록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나라 가운데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정부의 시장 친화적 개혁·개방 의지 또한 외국기업에 사업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2007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인한 제도개선과 다수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베트남의 개방과 자유화를 촉진시켰다. 2015년 한 해 동안 한·베 FTA, 베·EU 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체결됐고, 아세안경제공동체(AEC)가 출범하는 등 동시다발적으로 다수의 자유화 조치가 진행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들어 투자법 및 노동법의 개정을 통해 투자절차 및 인력고용상의 편의를 개선하면서 베트남의 투자환경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베트남 정부가 추가적으로 사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므로 베트남으로의 FDI 유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사업환경 중위권 수준… 위기요인 상존
현재의 베트남 사업 환경이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것은 아니다. 세계은행의 Doing Business에서 베트남은 2016년 분석대상 189개국 가운데 90위를 기록하며 중위권에 머물렀다. 동남아 국가들 중에서는 필리핀(103위), 인도네시아(109위) 등에 비해 높지만 싱가포르(1위), 말레이시아(18위), 태국(49위)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동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11위, 소득수준별로는 중저소득국에서 12위로 평가됐다.
부정적인 요인들도 여전히 남아있다. 나라별 투자환경 전반을 분석하는 미국 국무부의 투자환경보고서는 글로벌 공급기지로서 베트남의 투자여건 개선을 높게 평가한 반면 숙련인력 부족, 인프라, 제도, 부정부패 등 만성적인 문제점들이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대외 충격에 취약한 경제구조, 재정적자, 국영기업 비효율 등의 약점과 디플레이션 우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의 위기요인도 존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세계 경제의 침체로 수출 감소가 확대된다면 생산기지로서 베트남의 메리트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단기적으로 베트남의 정치체계나 경제성장을 저해할 상황이 발생할 확률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