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건강을 생각하는 음주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과거에 비해 주류의 도수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과일소주가 올해에도 사랑을 받았으며 폭음 경향은 크게 감소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6년 상반기 주류 소비·섭취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한국인이 마신 술의 양은 적정 섭취량과 유사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의 이번 조사는 지난 7월8일부터 15일까지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의 주요 특징은 크게 △1회 평균 음주량 맥주 4.9잔 △고위험 및 폭탄주 음주 경향 감소 △건강 위한 음주습관 인식 개선으로 나뉜다.
1회 평균 맥주 4.9잔 · 소주 6.1잔 마셔
조사 대상 중 음주경험자 1800여명이 술자리 1회에서 마신 양은 맥주의 경우 200ml 기준 평균 4.9잔, 소주(50ml)는 6.1잔, 탁주(200ml) 3.0잔으로 조사됐다. 2013년에 맥주 5.6잔, 소주 6.4잔, 탁주 3.2잔이었던 것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이다.
13~14도 가량의 과일소주 등이 해당되는 리큐르의 1회 평균 음주량은 2013년 2.2잔에 불과했으나 올해 6.0잔으로 크게 증가했다. 실제로 롯데마트에 따르면 저도수 과일주의 매출은 올 1월1일부터 8월28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146.1% 신장했다. 특히 8월1일부터 24일까지의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18.5%였던 것으로 나타나, 과일주의 인기가 올해도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1회 평균 음주량은 대체로 WHO가 제시하는 저위험 음주량(적정 섭취량)과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남성은 소주의 경우 적정 섭취 권고량인 5.9잔보다 1.4잔 더 많이 마시고, 맥주와 탁주는 섭취 권고량인 5.6잔, 4.2잔보다 각각 0.1잔, 0.8잔 덜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여성은 맥주, 소주, 탁주 모두 적정 섭취 권고량(2.8잔, 2.9잔, 2.1잔)보다 각각 1.4잔, 1.6잔, 0.4잔 더 많이 마셨다고 응답했다.
고위험·폭탄주 음주 감소
음주 경험자 중 고위험음주를 경험한 사람의 비율은 2012년 66.2%에서 2013년 82.5%로 증가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58.3%로 2013년 대비 24.2%p 감소했다. WHO는 순수 알코올 양 기준 남자 60g, 여자 40g 이상을 고위험음주량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17도인 소주를 기준으로 남자 8.8잔, 여자 5.9잔에 해당하는 양이다.
음주 경험자 중에서는 45.7%가 폭탄주를 마셨다고 답했다. 2013년도 55.8%에 비해 약 10%p 감소한 것이다. 식약처는 고위험 음주와 폭탄주 음주가 감소한 이유에 대해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과도한 음주를 지양하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20대의 경우 고위험음주와 폭탄주 경험 비율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게 나타났다. 고위험음주 비율은 10대 49.2%, 20대 65.2%, 30대 62.4%, 40대 62%, 50대 57.8%로, 20대가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고 30, 40, 50대로 갈수록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다. 폭탄주 경험 비율은 10대 37.5%, 20대 50.1%, 30대 42.9%, 40대 50.7%, 50대 45.2%였다. 40대가 가장 높았고 20대가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절반 이상이 폭탄주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카페인이 다량 함유돼 있는 에너지음료와 함께 섞어 마시는 에너지폭탄주 경험자는 2013년 11.4%에서 2016년 12.0%로 소폭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25.7%에서 19.6%로, 30대가 14.2%에서 12.5%로 감소했다. 반면 40대는 6.9%에서 10.0%로, 50대는 4.4%에서 11.7%로 증가했다. 에너지폭탄주를 음용하는 이유는 ‘회식 등에서 함께 마셔서’가 15.9%, ‘주변 사람들의 추천으로’와 ‘기존 주류보다 맛있어서’가 15.4%로 나타났다.
건강 위한 음주습관 인식 개선
건강한 음주습관에 대한 인식도 조사 결과에서는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신다’는 응답자가 2013년 20.2%에서 2016년 41.0%로 두배 증가했다. ‘원하지 않는 음주는 거절한다‘는 응답자는 55.3%에서 55.7%로, ‘저도수 주류를 선호한다’는 응답자는 53.7%에서 57.0%로 소폭 늘었다. 반면 ‘술을 마실 때 음료·물과 함께 마신다’는 응답자는 2013년 35.1%에서 2016년 33.8%로, ‘마실 양을 미리 정해 계획적으로 마신다’는 응답자는 32.7%에서 31.5%로 감소했다.
식약처는 “알코올 도수가 낮은 주류라도 많은 양을 마실 경우 취하게 됨은 물론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가급적 WHO가 제시하는 적정 섭취 권고량 기준을 고려해 적정 음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