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김수정 기자] 대우건설이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을 새 수장(首長)으로 낙점하면서 이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우건설 이사회는 8일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가 단독 후보로 추천한 박 후보를 대우건설 신임사장으로 선임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박 전 사장은 오는 22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만 통과하면 신임 사장으로 정식 취임하게 된다.
하지만 대우건설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의혹이 일고 있는 인사에 대한 선임을 끝내 강행했다는 점에서 대우건설 노조의 반발 등 향후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대우건설 차기 사장, 결국 낙하산?
박 내정자는 지난 1979년 현대산업개발 사원에 입사해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현대산업개발 사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2년부터 올초까지 한국주택협회장을 역임하는 등 37년 동안 건설업에 종사했다.
다만 국내 주택 업계 경험에 비해 해외 경력이 부족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노조는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대우건설을 이끌 수장으로 박 후보는 자격요건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며 반대해왔다.
특히 그는 '친박' 유력 정치인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정치권 낙하산' 의혹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행정관료를 지낸 새누리당 친박 의원이 대우건설 사장 인선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
또한 산은이 투명한 절차 없이 밀실인사를 단행해 이같은 논란을 키웠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상황. 실제로 산업은행은 지난 6월 최종후보로 결정된 박영식 현 대우건설 사장과 이훈복 전략기획본부장 2명을 상대로 최종 프레젠테이션(PT) 면접을 진행했으나, 사장을 낙점하지 않고 돌연 사장 후보 재공모 절차를 밟았다. 사장 후보를 외부로 확대해 후보군을 넓히겠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이후 박 내정자는 조응수 전 대우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과 함께 최종 후보에 올랐다.
지난달 20일에도 최종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사추위원들 간에 견해차로 후보 결정을 무기한 유보했다. 이 과정에서 외압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일각에서는 산은 측이 박 내정자를 사장으로 추천하려 했으나 낙하산 논란으로 인한 부담감에 후보 결정을 유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우건설 박창민 사장 인선, 막판까지 '진통'
이런 잡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대우건설 이사회는 박 후보를 대우건설 신임 사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하지만 이번 선임과 관련해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 경영권 장악 및 조직 안착에 이르기까지는 수일이 걸릴 전망이다.
당초 이날 이사회는 오전 10시쯤 대우건설 본사 대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노조가 이사회실을 점거하면서 시간과 장소가 갑자기 변경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노조 측은 낙하산 인사 저지를 위한 1인 시위 등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철회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박 고문이 사장으로 선임되더라도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대우조선해양을 부실기업으로 만든 산은의 부실책임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우건설마저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