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국회의장과 7선 의원을 역임한 고(故) 김재순 전 국회의장의 영결식이 21일 국회장으로 엄수됐다. 국회장으로 진행된 이날 영결식은 오전 7시40분부터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거행됐다.
영결식에는 장의위원장을 맡은 정의화 국회의장,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심상정 상임대표, 박희태, 강창희 전 의장 등 전혁직 의원과 헌정회 회원 등이 참석했다.
영결식은 정 의장의 영결사, 신경식 헌정회장과 안병훈 통일과나눔 이사장, 유가족 대표 김인송(장남)씨의 조사, 헌화 및 분향과 김신환 성악가의 추모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정 의장은 영결사를 통해 “의장님(고인)께서 의장석을 지키셨던 기간, 사상 초유의 여소야대 정국을 오히려 정치발전을 위해 하늘이 준 기회라고 여겼다”며 “여야가 합심하여 국회정상화에 앞장섰고 국가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힘을 모을 수 있게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셨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막 민주화의 길목에 접어든 당시 정치권이 그렇게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었던 것은 화합을 큰 가치로 여기셨던 의장님이 계셨기에 가능했다”며 “의장님께서 여야를 초월하여 공정하게 국회를 운영하셨고, 의회주의 정신으로 삼권분립의 기틀을 닦으셨기에 오늘의 대한민국과 오늘의 국회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대 국회 출범을 앞두고 있는 이 시기, 후배 정치인들을 향해 더 양보하고 더 배려하라는 꾸짖음을 주시는 듯하다”며 “대화와 타협의 정치로 의회주의를 지켜내셨고 국회 정상화와 민주회복을 위해 헌신하셨던 의장님(고인)의 삶, 그 자체가 의장님이 남기신 유지”라고 고인을 애도했다.
고인은 지난 17일 오후 3시42분 경기 하남 소재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세.
평양 출신인 고인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54년 민주당 선전 차장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1960년 제5대 민의원으로 선출된 뒤 강원 철원, 화천 등의 지역구에서 제 5·6·7·8·9·13·14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고인은 노태우 정부 시절, '여소야대 정국'이었던 13대 국회 전반기(1988∼1990년) 국회의장을 역임한 바 있다.
고인은 1970년 교양지 '샘터'를 창간해 최근까지 고문을 맡아오며 출판 분야에 공헌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이용자씨와 아들 성진·성린·성봉·성구씨 등 4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