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민재 기자]총선 참패로 원내 2당이 된 새누리당의 입지가 갈수록 초라해지고 있다. 거대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20대 국회에서 국회의장 직은 야권에서 배출해야 한다는 데 사실상 뜻을 모으자 새누리당에서의 의장 도전 이야기는 쑥 들어갔다. 8선인 서청원 의원도 전날 당선인 워크숍에서 의장 출마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그러다보니 남은 주요국회직인 부의장 자리라도 차지하겠다고 당내 중진들이 명함을 내밀고 있다. 4선 이상의 중진이 부의장을 맡아온 관례에 따르면, 당 내에선 19명의 후보군이 형성된다. 그러나 이 중 전당대회,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거나 대권을 염두에 둔 의원들이 나설 가능성은 적다.
먼저 서청원 의원은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돼 왔던 만큼 격이 낮은 부의장을 맡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6선의 김무성 전 대표는 대선 후보를 향해 나아갈 것으로 예상되고, 4선의 정우택 의원도 충청 대망론을 앞세워 보다 큰 꿈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주영, 최경환, 정병국, 원유철 의원 등은 당 대표 후보군에 꼽힌다. 나경원, 유기준, 김재경, 정진석, 홍문종 의원은 원내대표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야당에서 건너온 조경태 의원은 주요 상임위원장을 마음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남은 후보군은 5선의 심재철 의원과 4선의 신상진, 이군현 의원 등으로 압축된다. 이중 심 의원이 가장 적극적이다. 심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함께 비박계 원내대표 후보로 꼽혀왔지만, 지난 24일 국회 부의장직에 도전할 뜻을 공식화하며 가장 근접해 있다는 평가다. 심 의원은 2014년에도 국회부의장 선출에 뛰어들었던 적도 있다.
합의 추대가 되지 않는다면 신상진, 이군현 의원 등도 심 의원에 대해 힘겨루기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당내 주류인 친박계는 아직 조용한 편이다. 총선 패배 책임이 적지 않은 친박계가 비박계와 대립하며 표 대결을 벌인다는 건 모양새가 그리 좋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