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가 '비례 파동' 이후 처음으로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당권에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최근 논란이 됐던 김 대표의 당대표 합의 추대론은 일단 수그러들 전망이다.
23일 더민주와 문 전 대표 측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김 대표와 문 전 대표는 22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회동,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선거가 끝난 뒤의 소회와 당내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표는 김 대표에게 "당대표 합의추대는 어려울 것 같다"며 "경선은 치를 수 있겠느냐"고 의중을 물었다. 김 대표는 이에 "합의추대가 안 된다는 것은 나도 안다"며 "내가 경선을 나가서 되겠느냐, 나는 당권에 별로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또 총선 결과 123석을 얻어 원내 제1당이 된 상황과 관련, "모처럼 당이 안정적인 분위기"라며 "이 분위기를 잘 이끌어나가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 전 불거졌던 비례대표 파동 등의 분란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두 사람이 회동을 가진 것은 지난달 22일 비례대표 파동 당시 문 전 대표가 김 대표의 사퇴를 만류하기 위해 자택을 찾은 이후 처음이다. 김 대표와 문 전 대표는 술을 곁들인 식사를 하며 두 시간여에 걸쳐 대화를 나눈 후 헤어졌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경선 참여를 권유했다기보다는 김 대표의 의사를 다시 확인한 차원"이라며 "식사자리는 좋은 분위기에서 끝났다"고 설명했다.
더민주 이재경 대변인은 "선거 이후 서로에게 수고했다고 위로하기 위한 자리였다"며 "당내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는 아니었다는 게 김 대표의 전언"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전 대표는 김 대표와 회동하기에 앞서서는 자신이 더민주에 영입한 인사들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 모임을 갖고 당선자와 낙선자들에게 각각 축하와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당분간 당내 현안에 개입하지 않는 등, "공식적인 행동은 삼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