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4·13총선을 코앞에 두고 본선 무대에 합류한 박원순 사람들의 최종성적표는 어떻게 될까. 앞서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까지 박 시장의 사람들로 분류되는 10여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김종인 대표체제 확립 후 정치 지형도가 급변하면서 대부분 컷오프됐다. 본선무대까지 진출한 인물은 이제 손에 꼽을 정도다.
비례대표에는 권미혁(전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후보가 당선 안정권인 11번에 배정돼 국회입성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지역구에서는 서울 성북을의 기동민(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강북갑의 천준호(전 서울시장 비서실장) 후보 단 2명만이 본선무대에 도전하게 됐다.
두 후보 모두 박 시장의 최측근으로 지목된다. 시정에 몸을 담았을 때 기 부시장의 박 시장의 '뚝심'이라 불렸다. 천 후보는 박 시장의 '기획'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직접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박 시장은 부인 강난희씨를 보내 이들을 간접 지원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두 후보 모두 여당인 새누리당 후보를 추격하고 있는 형국이다.
기 후보는 새누리당 김효재 후보와 경합하고 있다. 조선일보 기자 출신으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김 후보는 여당 내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람으로 불린다.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씨가 지난달 31일 김 후보 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을 정도로 가깝다.
조선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새누리당 김효재 32%, 더민주 기동민 23.5%, 국민의당 김인원 8.0%, 정의당 박창완 3.9% 순으로 지지율이 나왔다.(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3%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산술적으로 보면 야권 지지율을 합하면 현재 1위인 김효재 후보를 넘어설 수 있지만 4일 총선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면서 야권단일화는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기 후보 측은 정치공학적인 단일화가 시민 표심에 의한 단일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기 후보 캠프 관계자는 "현재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며 "시민들이 실질적인 야권단일화를 이룰 수 있도록 표를 집중해 박원순 시장의 시정철학을 성북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말했다.
야권성향의 표심이 쏠리기를 기대하는 것은 천 후보 측도 마찬가지다.
YTN이 엠브레인에 의뢰해 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 정양석 35.8%, 더민주 천준호 24.6%, 국민의당 김기옥 17.3% 순이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3%,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더민주 소속 시의원으로 서울시의회에서 보건복지위원장까지 지냈다가 탈당해 국민의당 소속으로 금배지에 도전하는 김 후보가 만만치 않은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어 여당심판론이 단일대오를 형성하면 정 후보와 비등한 싸움이 예상된다.
천 후보 캠프 관계자는 "바닥민심은 여당의 경제실정에 대한 심판론이 상당하다"며 "박 시장의 비서실장 출신으로서 강북구의 변화를 추동할 수 있는 인물로 표를 몰아 달라"고 말했다.
한편 기 후보와 천 후보가 각각 출사표를 던진 지역은 앞서 19대 총선에서 모두 더민주 소속 후보가 당선된 곳이다. 하지만 신계륜, 오영식 의원이 예선에서 나란히 컷오프되면서 무주공산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