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천세두 기자]경기가 다시 살아날 조짐인가. 연초부터 부진을 면치 못했던 산업생산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회복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반된 신호들이 이어지고 있다.
광공업과 서비스업생산이 호조를 나타내면서 2월 산업생산이 반등했다. 그러나 내수를 이끌던 소비가 여전히 마이너스에 머물렀고, 기업활동 위축으로 투자도 2개월 연속 뒷걸음질쳤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2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8% 증가했다.
전산업생산은 지난해 10월(-0.8%)과 11월(-0.5%)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가 12월(1.5%) 증가세로 돌아선 뒤 올 1월(-1.5%)에 감소세로 반전했다. 그러다가 2월에 다시 플러스로 돌아선 것이다.
광공업 생산이 반도체(19.6%)와 금속가공(12.5%) 등에서 늘어 전월에 비해 3.3%, 서비스업생산도 협회·수리·개인(6.8%)과 운수(2.5%) 등이 늘어 0.3% 증가했다.
그러나 소매판매는 전월에 비해 1.8% 감소했다. 1월(-1.3%)보다 감소폭이 확대돼 2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지난해 일몰될 예정이었던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가 올 6월까지 연장되면서 1월에 비해 승용차 등 내구재(3.6%) 판매는 증가했다. 다만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4.4%), 의복 등 준내구재(-2.1%) 등 먹고 입는 소비는 줄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준내구재.비내구재의 감소는 설 명절(2월6~10일) 효과의 일부가 1월에 선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설 효과 제거를 위해 1~2월을 함께 전년동월대비로 보면 준내구재.비내구재 중심 회복세가 지속됐다"고 밝혔다.
개소세 인하와 업무용 승용차에 대한 비용처리 강화 정책 모두 승용차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김광섭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승용차 개소세 인하 연장이 2월에 결정됐지만 판매사가 정책 반영을 위한 실질적 준비가 덜 되다보니 효과가 적게 반영됐다"며 "1월부터 업무용 승용차에 대한 비용처리가 강화되다보니 법인의 수입차 구매 증가폭이 둔화됐고 가격대도 상대적으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전년 동월 대비 수입차 판매는 3.7% 늘었지만 금액은 오히려 4.3%가 줄었다"며 "판매는 늘었지만 저가의 차가 많이 팔렸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설비투자는 두달 연속 줄었다. 특수산업용기계(-8.3%) 등 기계류(-3.4%) 및 기타운송장비(-37.6%) 등 운송장비(-15.0%)에서 투자가 모두 줄어 한 달 전보다 6.8%나 감소한 것. 지난달 감소 폭은 2014년 8월(-7.3%)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대다.
국내기계수주는 전기업 등 공공부문(80.9%) 등에서 수주가 늘어 전년 동월에 비해 21.8% 증가했다. 건설기성은 건축(2.1%) 및 토목(0.8%) 공사 실적이 모두 늘어 1.7% 증가했다.
동행지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소매판매액지수, 수입액 등이 감소해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소비자기대지수, 기계류내수출하지수 등이 감소해 0.1포인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