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우리 경제가 올해도 3% 성장에 밑돌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공개석상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3%를 하회할 가능성을 처음 언급한 것이다.
올 1월만 하더라도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2%에서 3.0%로 하향조정하긴 했지만 3%대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이 총재는 “올해 세계성장률과 교역신장률이 지난해에 비해 높게 전망되고 있고, 우리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며 “전망치(3.0%)를 낙관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다소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들은 곳곳에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연초부터 불거진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성장둔화 우려,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은 크게 흔들렸고, 세계 경기 둔화세로 국내에선 수출 부진이 이어지며 내수 회복세까지 미약한 상황이 계속됐다. 불과 2개월 만에 경제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 것이다.
이 총재도 이날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성장률 3% 하회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내 경제에서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내수 회복세가 둔화되면서 올 1분기 성장세가 연초 예상보다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2월 수출(잠정)은 364억17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2.2% 감소하면서 2009년 2월(-18.5%)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내수 경기도 좋지 않았다. 1월 전산업생산은 1.2% 줄었고, 소매판매액 지수도 1.4%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전월대비 6.0% 하락했다.
국내외 경제 연구기관들도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2%대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이 2.6%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2.8%), LG경제연구원(2.5%)은 기존 전망치에서 추가로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2.6%에서 2.6%로 내렸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이날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정부는 아직까지 3.1%의 성장률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지난 2012년 2.3%를 내려앉은 뒤 2013년(2.9%), 2014년(3.3%), 2015년(2.6%)까지 기조적으로 2%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대 성장에 실패하면 2014년 이후 2년 연속 2%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저성장 고착화'의 늪에 빠지게 되는 셈이다.
앞으로의 성장 전망도 어둡기만 하다. 세계경기 둔화세와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이 성장세 회복에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잠재성장률도 2015~2018년중 3.0~3.2% 로 금융위기 이전인 2001~2005년 4.8~5.2%보다 최대 2%p 떨어졌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향후 5년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2.7%가 될 것”이라며“세계경제의 회복세가 약화되고 중국경제 불안으로 수출 회복세가 미약한 가운데 부채 줄이기, 금리 상승, 부동산 경기 불안, 고령화 등으로 내수 회복세도 제한되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