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민재 기자]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이한구 공관위원장의 '일방 공천'에 반발하는 차원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전격 취소했음에도, 친박계 지도부가 김 대표만 제외하고 간담회를 여는 등 사실상 최고위를 개최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6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 위원장이 결정한 공천 지역 중 8개 지역에 대해 최고위 차원의 의결을 하지 않고 보류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항의 차원에서 17일 예정됐던 최고위를 전격 취소시켰다.
이같은 김 대표의 태도를 놓고,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공천이 잘못되면 공천도장을 찍지 않겠다"던 자신의 애초 으름장을 결행에 옮기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돌고 있다.
공직선거법 49조에 따르면 후보 등록 시 당과 대표의 직인이 찍힌 추천서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데 김 대표가 공천장 도장 찍기를 거부할 경우 후보등록 자체가 되지 않는 코미디가 벌어지는 셈이다.
하지만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후보등록까지 시간도 없는데 빨리 공천을 의결해야 한다"며 17일 오전 최고위를 사실상 강행했다.
친박계 맏형 서청원 최고위원을 비롯해 원유철 원내대표, 이인제 최고위원, 김태호 최고위원,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원내대표실에서 만나 간담회를 개최했다.
형식은 간담회지만 사실상 김무성 대표만 빼고 개최하는 일종의 비상 최고위원회인 셈이다. 김 대표와 가까운 김을동 최고위원만 참여하지 않았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간담회 전 기자들과 만나 "집안꼴이 이 모양이 돼서 부끄럽다"며 "가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어른스럽지 못하다"고 김 대표를 정면 비판했다.
이날 간담회 결론에 따라 김 대표와 친박계간 전면전이 재개 될 것인지, 김 대표가 백기투항 할 것인지 결판이 날 전망이다. 유승민계를 중심으로 한 비박계에서는 "김 대표가 자신의 측근들 공천만 챙기고 친박계와 거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