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오는 6일 롯데 경영권 분쟁의 중요한 축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임시 주총을 앞두고 신동주·동빈 회장이 같은 듯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일 SDJ코퍼레이션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오는 6일 일본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다. 이번 주총 안건은 신규 이사 및 감사 선임 등 두 가지다.
신동주 회장은 이번 임시주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등 현 롯데홀딩스 경영진을 해임하고, 자신을 포함한 새로운 이사진 선임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서는 30%에 육박하는 지분을 보유한 종업원지주회(지분율 27.8%)의 선택이 관건이다. 그동안 종업원지주회는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열린 주총에서는 종업원지주회의 지지를 얻은 신동빈 회장이 한일 롯데그룹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공식적인 '한일 통합리더'로 우뚝 선 자리였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신동주 회장은 그동안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2대 주주인 '종업원지주회 표얻기' 작업에 집중했다.
신동주 회장은 최근 '롯데의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 웹사이트에 발표문을 올리고 "종업원지주회 회원들이 임시주주총회에서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는 공정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설명회를 연다"며 "종업원지주회 이사장을 포함한 회원들이 설명회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현재 경영진들이 부당한 압력을 가하지 않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근 신동주 회장은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 보트'로 떠오른 종업원지주회를 설득하기 위해 '경영복귀 시 1인당 25억원 지급'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또한 1000억엔(1조원) 상당의 사재를 출연해 종업원 복리후생기금을 설립하고, 발생수익으로 일본 롯데그룹 임직원과 가족에 대한 장학사업 및 의료비 지원 등을 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하기도 했다.
민유성 SDJ 코퍼레이션 고문은 "종업원지주회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분배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지주들이 각자 의견을 행사할 수 있는 투명한 소유구조로 바꾸기 위함"이라며 "일본 롯데홀딩스를 상장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동주 회장은 그런 방식으로 그룹이 투명하게 되지 않는다고 본다. 이 기회에 최고 정점인 롯데 홀딩스를 상장해서 그룹 전체가 투명한 경영을 하고 선진지배구조를 확립하자고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신동빈 경영권 분쟁 중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현장을 누비며, 주요 현안들을 직접 챙기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한·인도 비즈니스서밋에 참석차 인도를 방문해 미탈 인도 철도부 의장과 니르말라 시타라만 상공부 장관 등을 만나 뉴델리 역사개발 사업 등 현지 추진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지난해 8월 인도에서 모디 총리를 만나 현지 투자확대 방안을 논의하던 중 뉴델리역 복합역사 개발에 협의했다.
지난달 19일에는 ABC(Asia Business Council) 포럼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해 인도네시아 살림그룹의 안토니 살림(Anthony Salim) 회장을 만나 이커머스(e-Commerce) 합작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또한 한일 통합경영 차원에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주요 사업들을 보고 받고, 핵심 사업들에 대해서는 경영진과 함께 세밀한 검토를 하고 있다.
재계 안팎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이미 경영 일선에서 지휘봉을 잡은 신 회장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근면·성실'과 뚝심 있는 경영에 자신만의 스타일로 롯데의 DNA를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잘못에 대해 당사자로 국민 앞에 나서 머리를 숙이고, 그룹 오너로서 계열사 및 임직원 앞에서 지배구조 및 경영투명성을 개선하겠다는 신 회장의 행보는 새로운 롯데의 리더로서의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