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제97주년 3.1절을 앞두고 이를 기념하는 각종 행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서울 자치구들이 태극기의 의미와 가치를 알리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해 눈길을 끈다.
은평구(구청장 김우영)는 독립운동가 백초월(白初月,1878년2월17일~1944년6월29일) 스님의 뜻을 기리기 위해 '진관사 태극기'(등록문화재 제458호) 1300여기를 가로기(가로변에 게양하는 기)로 제작해 지난 26일부터 관내에 곳곳에 게양하고 있다.
은평구 관내 진관사에 기거하던 백초월스님은 3.1운동이 일어나자 불교계의 독립운동을 주도했다. 1939년 '용산역 낙서사건'의 배후로 3년간 옥고를 치르다 출옥 후에도 독립운동 활동을 벌이다 일경에 체포돼1944년 6월 청주형무소에서 순국했다.
은평구는 백초월 스님의 업적을 재평가하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는 가운데 스님이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진관사 태극기를 게양해 나라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진관사 태극기는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색이 변하고 왼쪽 윗부분이 불에 타 약간 손상됐다. 이 태극기를 실사로 그대로 복사해 게양하다보니 주민들이 태극기가 훼손됐다는 신고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3.1절 당일까지 통일로, 은평로, 수색로, 연서로, 서오릉로 등 5곳에서 진관사 태극기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2년 연속 태극기 선양 대통령 표창 수상으로 성가를 드높은 강남구(구청장 신연희)는 올해도 강남구 전역을 태극기로 물들일 예정이다.
관주도의 태극기 게양 운동을 지양하고 주민의 자발적인 태극기 사랑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태극기 사랑운동을 전개한다.
지역 내 시내버스, 마을버스 224대와 모범운전자 택시 200대에 종이태극기와 차량용 태극기를 부착하고 운행해 주민들의 태극기 달기 동참 분위기를 북돋고 있다.
초등학생과 학부모 등 태극기달기 인식 확산과 참여를 위해 구청 홈페이지에 '태극기달기 인증샷 코너'를 만들어 1년에 5회 이상 인증샷을 올린 학생은 연말에 구청장 표창을 수여한다.
3월1일부터 6일까지는 영화할인 이벤트도 실시해 구민들의 관심을 불러모은다. 인증샷을 담은 휴대폰을 지역 내 코엑스 메가박스(6000원 균일가)와 코엑스 아쿠아리움(3000원 할인) 현장 매표소에 제시하면 동반 1인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청담동, 대치1동, 일원1동, 수서동에서는 3.1절 독립만세운동 재현을 통해 민족의 긍지와 자부심을 드높일 예정이다. 특히 일원1동 태극기 바로 알기 OX퀴즈, 논현2동 강남YMCA에서는 청소년, 청장년 등이 중심이 되어 독립선언문 낭독과 만세삼창 퍼포먼스를 펼친다.
강북구(구청장 박겸수)는 3.1절 태극기 가구게양률 100%에 도한다.
강북구는 지난 2년 간 민간에서 기증한 태극기 2만2358개, 태극기꽂이 1만7890개를 기록했다. 광복절에는 10가구 중 7가구가 태극기를 게양할 정도로 남다른 태극기 사랑으로 유명하다.
2013년 한글날 14.9%에 불과했던 태극기 게양률이 지난해 3·1절에는 66.2%, 지난해 광복절에는 71.1%까지 상승했다.
주민간담회는 물론 현수막,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을 활용해 ‘3·1절 태극기 달기’ 구민 참여율을 높인다.
홍보를 위해 3월 1일까지 모든 공용차량은 태극기를 달고 운행토록 했다. 관내 버스와 택시도 차량용 태극기 달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당 업체에 협조를 요청했다.
강북구 주요 가로변에서는 태극기를 게양하고 주민단체들과 함께하는 태극기 달기 캠페인도 추진한다. 또 올바른 태극기 달기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 4·19길, 도선사길, 솔샘터널길 등 태극기 상시 게양 구간의 태극기 상태도 점검한다.
서대문구(구청장 문석진)는 3월1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서대문, 1919 그날의 함성!' 행사를 개최한다.
서대문형무소는 3.1운동으로 투옥된 유관순 열사가 숨을 거두는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고초를 겪은 역사적 현장이다.
애국지사 후손들이 독립선언서 낭독과 만세 삼창을 한 뒤, 바로 이어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정문에서 독립관을 거쳐 독립문까지 약 400m 구간에서 독립만세 행진이 열린다.
시민들은 현장에서 배포되는 소형 태극기를 손에 들고 독립만세 깃발과 대형 태극기를 따라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행진한다.
송파구(구청장 박춘희)는 구청을 내방한 민원인에게도 손 태극기를 배포한다.
태극기 달기 운동 활성화를 위해 올림픽로 등 주요가로변 11개 노선에 가로기를 게양 및 27개동 54개소의 태극기 시범거리에 태극기를 게양한다.
또한 구 홈페이지 및 SNS, 전광판, 아파트 등 공동주택관리사무소에 태극기 달기 홍보 및 관용차량 전체에 차량용 태극기를 달아 3.1절 태극기 달기를 대대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에서부터 송파구청까지를 비롯해 11개 노선 33.3km에 3600장의 태극기를 걸었다.
성동구는 3월1일까지 금호삼성래미안아파트 3개동을 '태극기 달기 시범아파트'로 운영해 아파트 벽면을 태극기로 수놓고 있다.
이밖에 여타 자치구도 범구민 태극기 달기 운동을 전개하는 등 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국권상실기 독립운동과 조국 광복의 상징인 태극기. 올해 3.1절에는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태극기가 큰 물결처럼 출렁이는 장관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