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더불어민주당이 22일 새 지도부인 ‘김종인호’의 진용을 갖추고 본격적인 출항에 나선다. 더민주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무위원회를 열고 16명 위원이 참여하는 선대위 구성안을 심의, 의결했다. 선대위에는 박영선·최재성·우윤근·박범계·유은혜·진선미 등 6명의 현역 의원이 참여한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이수혁 전 독일대사, 김병관 웹젠 의장,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이철희 두문정치발전연구소장 등 새로 영입된 5명의 인사도 포함됐다. 손혜원 홍보위원장, 김영춘 부산시당위원장, 이용섭·정장선 전 의원도 선대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표, 최고위원 등 기존 당 지도부의 모든 권한은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한 선대위로 이양되게 됐다.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제 선거체제에 돌입하는데 당 실무자들이 활기있는 모습으로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모습을 갖춰야 한다"며 나름대로 당에 지금까지 내려온 갈등구조를 봉합하자는 측면에서 (선대위) 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공식적으로 당무위에서 16명의 선대위원이 확정됐고, 당헌당규상의 절차가 남아있다"며 "당의 결속을 도모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재성·진선미 의원 등 친노 인사 다수 포함됐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1차적으로 당의 현재 상황을 보고 어떻게 짜야 화합하는데 도움되느냐를 기준으로 했다"며 "그 부분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 발족과 함께 선거체제가 본격 가동된다"며 "24일 첫 선대위 회의를 소집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인 선대위 조직 윤곽은 다음주 초쯤 확인될 것"이라고 말해 추가인선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노동계인사가 부족하다는 지적에도 "몇 분야가 누락돼 추가적으로 청년·노년·노동 관련 인사를 보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대위가 꾸려지면 사실상 당 대표 역할을 하는데 선거구협상, 쟁점법안 등과 관련된 협상에 어떤 방식으로 참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실질적으로 당무 전체를 관장할 경우, 해야 할 역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야권 일각에서 자신이 전두환정권 당시 국보위에 참여한 것과 관련된 논란이 나오는 것과 관련, "스스로 후회한 적이 없다"며 "부가가치세 폐지를 막기위해 받아들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캠프’ 출신 양봉민 교수 입당
한편 박근혜 후보 캠프 출신의 양봉민(65) 서울대 보건학과 교수가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양 교수는 더불어민주당이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에 이어 두 번째로 영입한 여권 출신 인사다. 그는 보건의료의 공공성을 비롯한 보건경제 분야 연구자로, 김 위원장과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국민행복추진위원 활동을 하며 경제민주화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양 교수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복지확충의 가치실현의 길을 찾겠다"며 입당을 선언했다.
그는 "저는 이제 현실정치의 참여를 통해, 35년간 쌓아온 저의 지식이 국민을 위해 제대로 활용될 수 있는 길을 찾고자 한다"며 "제가 이 결심을 하게 된 것은, 국가의 역할에 대한 저의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득불평등의 확대는 피할 수 없는 우리의 운명이자, 글로벌 경제구조의 필연적 결과"라며 "경제력의 꾸준한 확충으로 선진국의 기반이 마련된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복지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넘을 수 없는 벽에 가로막혀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국민이 없어야 하며, 구조적 빈곤을 막지 못하는 국가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며 "따뜻한 사회, 성장과 복지가 합께 하는 사회가 우리가 추구하는 미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추후 총선출마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인 생각을 못했고, 논의도 하지 못했다"며 "당과 충분히 상의를 한 후 진로를 잡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 대선캠프 출신임에도 불구, 더민주 입당을 선택한 데 대해선 "새누리당도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경제민주화와 복지 분야에선 미진한 점이 있었다"며 "다른 당보다는 더민주가 그 역할을 해줄 것으로 알고 거기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문재인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민주화와 복지확대를 하는 척만 했을 뿐, 공약을 파기하는 것도 모자라 오히려 보건의료 영리화와 노동악법을 강행하는 등 거꾸로 가고 있다"며 "양 교수는 진보와 보수를 떠나 더불어 사는 따뜻한 사회를 지향하면서 국가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해왔다"며 그의 입당을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