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21일 당 잔류를 결정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로부터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직책을 맡게 되느냐는 질문을 받고 "거기까지는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고 선대위 합류 여부도 아직까지 김종인 위원장과 진지하게 대화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아침 김 위원장에게 '오늘의 이 결정은 김 위원장과 제 30년 인연이 만들어준 것이 아니겠느냐'고 문자를 보냈고 '참다운 수권정당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자'는 답장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정운찬 전 총리의 더민주 합류 가능성에 대해서는 "만약 정치를 한다면 그럴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정운찬 전 총리와 최종적으로 (당에 남는 것에 대한) 상의를 했다"며 "정 전 총리의 마지막 과업이 '동반성장'이라면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어느 한 곳에 모여 힘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고, 정 전 총리는 이에 적극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손학규 전 고문에 대해서는 "지금도 역할론이 강하게 남아있다"며 "다음주에 러시아에 간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더민주의 최고 혁신과제가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정치민주화의 가장 큰 핵심이 국민공천"이라며 "국민공천제와 안심번호 도입 등을 다시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박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알에서 깨어나려면 안팎에서 함께 부리를 모아 쪼아서 세상을 열어야 한다는 '줄탁동시'(啐啄同時)의 마음으로 안과 밖에서 힘을 모아 가야 한다"며 당 잔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저는 지금 현재의 자리에 남아 오랫동안 몸과 마음을 다해 정성을 쏟아온 경제정의, 사회정의를 위한 일에 집중하겠다"며 "우리 당의 혁신에도 더욱 노력하고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국민의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안철수 의원에게는 "변화를 향한 간절함이 꼭 성공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며 "서로 승리하는 길을 찾아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오랜 시간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며 "금처럼 제련된 결정을 내려 보고자 먹을 가는 무념의 마음으로 저를 돌아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타계한 신영복 선생의 '서도관계론'(書道關係論)을 언급하며, "'붓을 가눠 그은 획이 비뚤어져 버린 때에 우선 부근의 다른 획의 위치나 모양을 바꾸어 그 실패를 구하고자 한다'는 글은 인연과 관계의 소중함에 대한 깨달음을 줬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자신이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당시를 언급하며 "2014년 여름. 흔들리는 배 위에서 활을 쏘아야 했던 여름. 참 많이 울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흔들리는 배 위에서 활을 쏘던 아픔은 저를 성숙시키고 발효시킨 스승이 됐다"며 "다만 그때 당이 변화를 수용했더라면 지금의 분열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은 남는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이 더민주에 참여한 것에 대해 "지난해 가을부터 야당의 새로운 길은 중산층 복원, 불평등 해소, 독점 사회 타파를 통한 기회의 나라 대한민국, 정의롭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있다고 절감했다"며 "이제 국민적 갈망이 담긴 경제민주화의 길, 그 실천가능성이 더민주에 찾아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제 우리에게는 대한민국을 절망의 나락으로 몰고 가는 박근혜 정권에 맞서 거친 파도를 헤치고 희망의 대한민국으로 만들어 가야할 임무가 있다"며 "강한 정통야당의 모습을 되찾아 국민과 더불어 대한민국에 희망을 만들어갔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