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2014년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와) 민주당의 합당 과정에서 결별했던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이 안 의원의 '십고초려' 끝에 재회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8일 "윤 전 장관이 신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윤 전 장관은 안 의원이 정치에 발을 들일 때부터 '정치적 멘토'로 불려온 인물이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박정희 정권부터 공직에 몸담았으며, 전두환 정부 의전비서관을 거쳐 노태우 정부의 정무비서관을 지냈다.
문민정부 시절 대통령 공보수석비서관을 거쳐 1997년 환경부 장관을 지냈다. 이후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16대 국회에 발을 들였다.
그는 '안철수 돌풍'을 일으켰던 청춘콘서트를 기획해 젊은 층에서 안 의원 인지도를 넓히는 데 크게 기여했으며, 안 의원의 정치행보에 대해 다양한 경로의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간 당시 안 의원의 "윤 전 장관이 제 멘토라면 제 멘토는 김제동·김여진씨 등 300명쯤 된다"는 발언 이후 두 사람 사이가 소원해졌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윤 전 장관은 이후 2012년 대선 기간 문재인 캠프에서 국민통합추진위원장직을 맡아, 무소속으로 대선후보에 나선 안 의원에 대해 "무소속 대통령은 책임정치를 할 수 없다"며 날선 비판을 하기도 했다.
정치권안팎에서는 이후 양측이 결별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두 사람은 이후 야권이 대선에서 패배하고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추진하며 다시 연을 이었다. 안 의원은 2013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윤 전 장관에게 신당 합류를 권유했고, 이듬해 1월 윤 전 장관은 새정추 공동위원장직을 공식 수락하며 안 의원과 손잡았다.
두 사람은 그러나 안 의원이 독자신당 창당을 돌연 포기하고 민주당과 합당키로 하면서 결국 다시 결별의 수순을 밟았다.
안 의원은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이후 윤 전 장관과 단독 회동을 하는 등 수차례에 걸쳐 윤 전 장관에게 신당에 힘을 실어달라는 의사를 전달했다.
윤 전 장관은 이에 건강상 이유를 들어 위원장직 수락을 고사했으며, 공식적으로도 신당 합류에 관해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는 그러나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공동창준위원장직을 맡은 직후 안 의원이 재차 설득에 나서는 등 '십고초려'를 마다하지 않자 결국 위원장직을 수락, 안 의원과 다시금 행보를 같이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