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상미 기자]기금운용본부장 인사 문제로 정부와 갈등을 빚어온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결국 물러난다. 논란이 발생한 지 15일 만이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오전 최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날 전북 전주 사옥으로 출근한 최 이사장은 뉴시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자진사퇴를 하는 마당에 일련의 상황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며 "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 죄송할 뿐"이라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평생 학자로 살아오며 배우는 자세로 요직에 임했다"며 "퇴임 이후의 삶도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학문에 정진하며 책도 쓰고 봉사 등 나눔 활동을 벌일 것 같다. 여태껏 살아온 대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지내겠다"고 짧게 답했다.
최 이사장은 앞서 지난 12일 복지부의 반대에도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에게 '연임 불가' 방침을 통보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최 이사장에게 사퇴를 요구해 왔다.
최 이사장은 전날까지도 자진 사퇴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그는 공단 내부망에 게시한 'NPS(공단) 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비연임 결정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이사장 고유의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며 월권이 아니라고 억울해 했다.
그러면서 "구체적 사유 없이 홍 이사를 연임시키겠다는 당국(복지부)의 요청이 충돌의 원인"이라고 맞섰다.
하지만 상급기관인 복지부가 국민연금 운영 실태 점검으로 사퇴 압박을 가하고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하는 방안도 검토하면서 스스로 물러나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사 파동으로 조직의 사기가 저하된 점도 사퇴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최 이사장은 2013년 5월 임기 3년의 이사장직에 취임했다. 기금 운용을 둘러싼 내홍으로 임기를 7개월여 남겨놓고 자리를 물러나게 됐다.
퇴임식은 이날 오후 4시 전주 국민연금공단 사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