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포스코가 군살은 줄이고 근육량은 늘리는 다이어트 청사진을 완성했다.
포스코는 16일 오전 10시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정기 이사회를 개최,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중장기 경영전략을 마련했다.
오후 2시경까지 계속된 이날 이사회에서 권오준 회장을 비롯한 12명의 이사진은 우선 흩어진 계열사를 사업군으로 묶는 방안이 논의됐다. 46개 계열사를 ▲철강 ▲소재 ▲에너지 ▲건설 및 인프라 ▲무역 ▲서비스 ▲기타 등 7개 사업분야로 분류해 소그룹화 하는 방안이다.
이 과정에서 계열사 수를 10개 이상 줄이는 방안이 포함될 전망이다. 핵심사업과 관계없는 계열사는 과감히 정리해 몸을 가볍게 하겠다는 의지다.
다만 구조조정 대상 1순위로 꼽혔던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은 좀 더 신중히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3조원에 달하는 지분을 한꺼번에 팔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지분의 일부만 팔거나 다른 계열사와 합병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검토될 전망이다.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 등 이른바 '동부패키지' 인수도 지연될 전망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부패키지 인수건은 이날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현금흐름 개선을 위해 계열사들을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도 검토된 것으로 전해진다. 상장 대상으로 거론되는 계열사는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포스코특수강 등 주력급 회사여서 현실화될 경우 그룹 재무구조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사진들로부터 개진된 다양한 아이디어가 논의된 자리였다"면서 "각 계열사별 구체적인 계획보다는 중장기적인 큰 그림에 대한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포스코는 오는 19일 오후 한국거래소에서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열어 계열사 매각과 합병 등 구조조정 계획을 공개한다. 이 자리에는 권오준 회장이 역대 회장 중 처음으로 IR에 참석해 직접 구조조정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