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지난 한 해 10개 출판사 중 8곳의 성장성 또는 수익성이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한국출판저작연구소의 '2013 출판시장 통계(주요 출판사와 서점의 매출, 이익현황)'에 따르면, 전체 출판사 10곳 중 2곳(19.8%)만이 성장성과 수익성이 좋아졌다. 10곳 중 8곳(80.2%)은 성장성 또는 수익성이 나빠졌고 전체의 절반 가량(45.7%)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악화됐다.
보고서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http://dart.fss.or.kr)에 감사보고서를 공시한 우리나라 주요 출판사 81개 사와 7대 대형 소매서점의 2013년도 재무제표를 통해 출판서점계의 매출과 영업이익 현황을 분석한 자료다.
부문별로는 교과서 및 학습참고서 부문은 매출액, 영업이익, 영업이익률이 전년에 비해 크게 호전됐다. 반면, 단행본 부문은 매출액, 영업이익, 영업이익률이 모두 전년에 비해 크게 악화됐다.
단행본 출판사 맏형 역할을 하는 민음사는 감사보고서를 공시한 2003년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영업적자를 냈다. 2013년 매출은 전년 대비 11.3%가 올랐지만 가격 할인 경쟁에 따른 수익률 저하, 높은 광고 선번비와 저자권료 부담 등이 영향을 미쳤다.
재무제표를 공시한 7대 대형 소매 서점(교보문고·예스24·인터파크INT·알라딘커뮤니케이션·영풍문고·서울문고·리브로)의 도서 매출은 2013년 1조 6772억원으로 전년 대비 73억원, 0.4% 성장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91억원, 56.5% 감소했다. 이에 따라 2012년에 겨우 1.0%를 유지했던 영업이익률도 2013년에 0.4%로 낮아져 수익성이 더욱 악화됐다.
온라인 서점과 오프라인 서점을 모두 영위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는 최근 4년 동안 처음으로 전체 매출이 감소(-3.7%)하고 영업이익이 3년 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0%대에 그치던 영업이익률은 –1.0%로 떨어졌다.
온라인 쇼핑몰 서적 거래액, 가구당 서적 구입비 등 다른 통계 지표에서도 암울했던 지난해 출판시장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3년 사이버 쇼핑몰의 서적 거래액은 1조1962억원으로 전년(1조2728억원) 대비 6.0% 감소해 연간 성장률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인 이상 전국 가구의 실질 서적 구입 지출은 가구당 월평균 1만6878원으로 전년(1만7768원)보다 5.0% 감소해 역시 역대 최저치다. 또한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2013년 현재 전국의 순수 서점 수는 1625개로 2011년 대비 127개(7.2%) 감소해 지난 10년간 가장 적었다.
한국출판저작권연구소는 "대다수 중소 출판사와 중소 서점의 상황은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위기를 근본적으로 타개할 크고 대담한 정책적 지원과 출판계 내부의 혁신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러한 정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출판의 생산, 유통, 소비의 전 분야에서 대대적인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