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03 (월)

  • 맑음동두천 12.5℃
  • 맑음강릉 13.2℃
  • 맑음서울 13.4℃
  • 맑음대전 14.0℃
  • 구름조금대구 15.1℃
  • 구름많음울산 14.4℃
  • 맑음광주 12.9℃
  • 구름조금부산 17.3℃
  • 맑음고창 13.0℃
  • 구름많음제주 15.2℃
  • 맑음강화 11.3℃
  • 맑음보은 13.1℃
  • 맑음금산 13.7℃
  • 맑음강진군 14.8℃
  • 구름많음경주시 14.7℃
  • 구름많음거제 14.6℃
기상청 제공

국제

샌더스는 왜 '오바마'가 되지 못했나?

URL복사

[시사뉴스 강철규 기자]"버니가 불타버렸다"(Bern has burned out)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 버니 샌더스의 애칭 '(Bern)''불타 없어지다(burn out)'를 조합한 말이다. 경선 레이스가 중반으로 접어든 요즘 비슷한 표현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여기에는 샌더스 돌풍은 이미 '끝장났다'는 안타까움이 담겨있다.

'민주적 사회주의', '99%의 혁명'을 말하는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74세의 고령에도 미국을 바꿀 차세대 대통령 후보로 주목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보며 2008년 대선 후보로 혜성처럼 등장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떠올렸다. 그러나 샌더스는 오바마가 아니었다.

민주당 경선이 무르익을수록 샌더스 돌풍보다는 힐러리 대세론이 굳어지고 있다. 23일 기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대의원 1711명을 확보했다. 최종 후보가 되기 위한 매직넘버(2383)에 바짝 다가섰다. 반면 샌더스 의원(951)의 성적은 초라하다.

오바마· 샌더스 '닮은 꼴' 선거 캠페인

지난 2008년 오바마와 올해 대선의 샌더스는 분명 닮은 점이 많다. 둘 다 민주당의 '거물급' 정치인 클린턴을 상대로 '정치 신인' 혹은 '아웃사이더'가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고 주류파를 상대로 승승장구했다.

또 이들 뒤에는 '평범한 시민들'이 있었다. 선거 캠페인을 지탱한 것은 이익단체가 기부한 거액의 선거자금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내놓은 쌈짓돈이다. 정치에 냉소적인 젊은층이 누가시키지 않았는데도 발벗고 나서 유세를 지원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대선 즈음 가장 뜨거운 이슈를 선점해 '변화'를 강조한 점도 같다. 2008년의 핵심 의제 중 하나가 이라크 전쟁이었다면 올해는 경제 불평등이다. 오바마는 이라크전 종식을 내세워 국민들의 피로감을 달랬고 샌더스는 월가 개혁을 역설하며 '모두를 위한 미국'을 약속했다.

지지율 천장을 뚫지 못한 샌더스

그러나 샌더스는 오바마의 기적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결정적 요인은 지지 기반에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민주당 경선에서 흑인표 80% 이상을 챙겼다. 샌더스 의원에 대한 민주당 흑인 유권자 지지율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클린턴 전 장관은 흑인 인권운동 경력에도 '미국 최초의 흑인대통령' 오바마의 벽을 넘지못한 과거를 보상받기라도 하듯 올해 경선에서 흑인 표를 쓸어가고 있다. 연방 흑인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손을 들어준 것에 히스패닉계, 아시아계 유권자들의 지지가 더해지면서 탄력을 받았다. .

샌더스 의원은 흑인 등 소수 인종 사이 지지율이 낮다는 점을 스스로도 자신의 취약점으로 꼽는다. 그는 고학력 젊은 백인층 위주의 지지 기반을 좀처럼 넓히지 못해 왔다.

무려 30년이 넘는 정치 경력에도 인지도 자체가 낮다는 사실도 샌더스의 발목을 잡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뛰어난 웅변술과 낙천적인 이미지로 흑인들 외에도 광범위한 유권자들에 어필했다. 반면 샌더스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작은 주인 버몬트에서 무소속의 길을 고집해 온 외골수 이미지가 강하다.

샌더스와 오바마,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오바마와 샌더스의 차이는 '실용주의''이상주의'로도 구분할 수 있다. 오바마가 테크노크라시(기술 관료주의)를 통한 실용정치를 추구한다면 샌더스 의원은 이상으로만 여겨지던 개념을 이제는 현실로 만들자고 얘기한다.

이런 특징은 두 사람의 유세 방식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샌더스 의원은 그가 종종 사용하는 '혁명'이라는 말이 보여주듯 미국 정치경제 시스템의 본질 자체를 뒤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비해 오바마의 캠페인은 훨씬 '' 이념적이면서 타협적이었다. 그는 이라크 전쟁,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태 등을 논할 때 민주당 진보세력 외에도 무소속, 보수주의자들을 최대한 끌어들여 지지층을 넓히는 전략을 썼다.

지지자들의 기대도 사뭇 달랐다. 오바마가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라는 구호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강경 보수정책으로 피로감에 휩싸인 미국인들에게 희망을 얘기했다면, 샌더스 열풍은 경제 불평등과 부패한 정치에 대한 '분노'에 기반한다.

'미친 존재감' 샌더스의 도전은 계속된다

샌더스 의원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일 경선 최대 분수령인 슈퍼화요일 이후 후보 자리를 사퇴해야 한다는 압력이 민주당 안팎에서 거세지고 있지만 그의 입장은 단호하다. 향후 경선에서 완승하면 판세 뒤집기가 수학적으로 가능한 상태며, 설령 패배해도 경선이 남은 지역 유권자들에게서 자신을 선택할 권리를 빼았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클린턴에 맞설 실탄도 충분하다. 힐러리 대세론의 기정 사실화에도 샌더스 지지자들의 열정은 도무지 식을 줄 모른다. 지난 2월 경선 레이스에서 클린턴 전 장관에 3연패를 당했지만 일반 지지자들이 후원한 한 달 모금액은 오히려 클린턴을 앞질렀다. 유세장마다 만원을 이루는 흥행 행진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샌더스는 존재만으로도 양당을 통틀어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인 클린턴 전 장관을 '왼쪽'으로 미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경선 초반 샌더스의 선전으로 긴장한 클린턴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재협상, 월가 규제 강화 같은 진보 공약을 잇달아 내놨다.

샌더스 지지자들은 공화당 온건세력과 크게 다를 바 없던 클린턴이 샌더스와의 경쟁을 계기로 민주당의 새로운 세대를 포용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진보평론가 아니 아르네센은 샌더스의 캠페인은 "그 자신이 아니라 우리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승패가 어찌되든 샌더스의 '혁명'은 계속될 거란 주장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예술을 통해 배우고 연결되다... '서울문화예술교육주간' 개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송형종)은 오는 18일(화)부터 22일(토)까지 한 주간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5개 권역별 센터에서 ‘2025 서울문화예술교육주간’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예술, 또 다른 세상을 잇다’를 주제로 예술교육 전문가, 예술가, 시민이 한자리에 모여 예술을 통해 배우고 연결되는 다양한 경험을 나누는 자리다. 올해 서울문화예술교육주간은 권역별 문화예술교육 센터들의 대표적인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확산하고, 서울 전역의 문화예술교육 기획자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행사 주간 동안에는 5개 권역별 센터에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상설 체험 프로그램과 장르별 특성을 담은 총 37개의 예술교육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펼쳐질 예정이다. 특히 시설 개선 공사를 마치고 오는 18일(화)부터 운영을 재개하는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서초에서는 이번 행사 주간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그동안 5개 권역별 센터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21개의 대표적인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현우 교수의 ‘셰익스피어 이야기’ △서의철x박다울의 ‘거문고 이야기’ △김찬용 도슨트의 ‘한번쯤은 서양미술사: 입체주의부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스포트라이트 받는 주인공 뒤에 숨은 조력자를 기억하자
지난 1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파라과이의 축구 평가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단연 오현규였다. 그는 후반 30분 승리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골을 넣으며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러나 그 골의 배후에는 수비수 두 명을 제치는 현란한 드리블 후 냉정히 경기의 흐름을 읽고 찬스를 만들어낸 또 다른 주인공이 있었다. 바로 이강인이다. 그는 전방으로 빠르게 침투한 오현규에게 정확한 타이밍의 패스를 연결해 골의 90%를 만들어 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후 조명은 오직 골을 넣은 선수에게만 쏟아졌고, 이강인의 이름은 짤막이 언급되었다. 지난 21일 한국프로야구 2025 플레이오프 한화 대 삼성의 3차전에서 한화가 5대4로 역전승을 거둔 뒤, 단연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구원투수로 나와 4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문동주였다. 그런데 사실 한화가 역전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어린 문동주를 노련한 투수 리드로 이끌어간 최재훈 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후 역투한 문동주와 역전 투런 홈런을 친 노시환만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최재훈의 이름은 언급조차 없다. 이러한 장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