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질병관리청(질병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2차 항체가(價)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 1차 조사 때 제외됐던 대구 등을 포함한 전국 단위 항체양성률 조사 결과가 공개되는 것은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실제 국내 유행 규모는 물론 8월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 감염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무증상·경증 환자를 통한 '조용한 전파'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도 이번 항체양성률 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방대본은 이날 중 코로나19 2차 항체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10일부터 지난달 13일까지 진행된 2차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수집한 검체 중 잔여 혈청 1440건의 항체값과 중화항체를 검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항체가 조사는 바이러스가 몸 속에 들어왔었는지를 확인해보는 의미가 있다. 몸 속에 바이러스가 들어왔었다면 우리 몸은 이를 몰아내기 위해 항체를 만든다.
코로나19는 특히 젊은 층에서 무증상 상태거나 경증으로 감염을 느끼지 못하고 지나는 경우가 있다. 자신이 확진자인데도 모른 채 검사를 받지 않고 격리 등 조치 없이 지역사회에서 일상활동을 하게 된다.
따라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항체가 조사를 벌인 결과 항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무증상 전파로 인한 지역 내 조용한 전파의 규모를 어림잡을 수 있게 된다.
최근 감염경로를 파악할 수 없는 확진자가 1000명 가까이 나오면서 '조용한 전파자'가 지역사회 내 다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의학계의 중론이다.
항체검사는 해외에서도 감염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된 바 있다.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에 따르면 해외의 항체가 검사 양성률은 미국 뉴욕 브루클린 47%, 프랑스 25.9%, 중국 우한 10% 등이었다.
우리 방역당국의 지난 1차 항체가 검사에서는 올해 초 대규모 유행이 있었던 대구 등 지역 주민 혈청이 포함되지 않아 한계가 있었다.
앞서 방대본은 올해 4월21일부터 6월19일까지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과정에서 남은 혈청 1555건, 지난 5월 서울 서남권 내원 환자로부터 수집한 검체 1500건 등 3055건을 대상으로 1차 항체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서남권 검체 1건에서만 양성 반응이 나타나 항체 형성률은 0.03%에 그쳤다.
이번 조사에서는 1차 조사에서 제외됐던 대구, 세종, 대전 지역 주민들의 혈청이 포함돼 전국 규모의 항체양성률을 처음 확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조사로도 실제 무증상 확진자 규모를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상 항체양성률은 "0.1%보다 낮다"거나 "1%까지도 나올 수 있다"는 등 다양하다.
표본 대표성 문제도 다시 제기될 수 있다. 국내 확진자 수는 지난 13일 오전 0시까지 2만2176명이었다. 대한민국 인구 10만명 가운데 42.77명만 감염됐다.
전문가들은 유병률이 낮을 수록 표본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하나, 이번 조사에서는 1440건에 그친다. 긴 조사기간도 걸림돌이다. 한창 유행이 진행될 때나 유행이 시작한 이전에 검체를 수집했다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론조사처럼 성별, 지역별, 연령별 분포대로 조사할수록 오차범위가 줄어들고 신뢰성이 올라간다"면서도 "항체조사와 같이 당시 감염 규모를 파악하려면 적어도 1~2주 사이에 해야 균질한(일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대본조차도 이번 검사가 지난 8월 이후 수도권 대유행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8월 이후 항체 보유 변동은 3차 또는 추후 조사에 반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