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 도난 논란’ 美 보림사 사태 가닥…정우 큰스님 적극 관여

2014.11.06 14:57:48

“신도들이 보림사 지켜야…해결 안 되면 직접 나서겠다”

[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사상 초유의 불상 도난 논란이 일었던 워싱턴의 한국 사찰 보림사 사태가 분규 6개월여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조계종 군종교구장 정우 큰스님은 최근 창건 40주년을 맞은 뉴욕 원각사 기념 대법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보림사 신도들을 만나 지난 5월 입적한 보림사 주지 경암 큰스님과의 50여년 인연을 언급하며 보림사를 지키라고 당부했다.

정우 큰스님은 “워싱턴 지역의 불교 중흥을 위하여 물심 양면으로 도와줄 것이니 신도들은 합심하여 정법의 길로 나아가라”면서 “2015년 상반기 워싱턴 지역을 방문하여 불자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의 ‘불보 사찰’ 통도사 주지를 역임한 정우 큰스님은 강남 구룡사, 일산 여래사를 창건한 것은 물론, 티베트와 인도, 호주, 미국 등 세계 각 지역의 사찰을 창건 운영하는 등 해외 불사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숭산 큰스님과 법안 큰스님의 원력으로 미 동부 최초로 창건된 뉴욕 원각사의 주지를 10년 전 맡게 된 것을 계기로 한국 해외 불교 사상 전무후무한 1000만 달러 대작불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우 큰스님이 보림사 사태에 두 팔을 걷어부치게 된 것은 보림사 창건주 경암 큰스님과의 오랜 인연에서 비롯됐다. 정우 큰스님은 “경암 큰스님과는 10대 때부터 인연을 맺어왔고 워싱턴 지역은 1980년대부터 불법을 전하기 위해 찾은 곳”이라며 “보림사 신도인 정은삼 보살을 오랜만에 만났는데 미 해병대 장성(준장)인 큰아들을 불심으로 훌륭하게 키운 분”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보림사 사태는 지난 5월2일 경암 큰스님의 급작스런 입적 이후 전 상좌인 해인 스님(메릴랜드 무량사 및 웨스트버지니아 아란야사 주지)이 10년 전 유서를 내세워 보림사와 경암 스님 유품에 관한 모든 상속권을 갖는다고 주장하면서 창건 신도들과 갈등이 시작됐다. <뉴시스 2014년 8월29일 송고기사 참조>

지난 6월엔 해인 스님이 보림사가 갚아야 할 채무가 많아 매각하겠다고 밝힌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도들은 “보림사는 최소 50만∼60만 달러가 남는 순재산 가치를 지니고 있는데 빚 때문에 처분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경암 스님은 2007년 보림사와 관련한 모든 개인재산을 비영리법인 보림사재단에 기증해 임의로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또 8월엔 보림사 주불 부처님상이 갑자기 사라진 사실을 신도회장이 발견해 경찰에 도난 신고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해인 스님은 개금불사를 위해 주불상을 자신이 주지로 있는 아란야사로 모셔갔다고 해명했지만 신도들은 “사전에 아무런 공지가 없었고 적법한 이운 절차 없이 함부로 불상을 옮긴 것은 명백한 훼불 행위”라며 조계종 호법부에 진정하는 사태까지 이르게 됐다.

보림사 사태는 조계종 미 동부 해외부교구장 지광 스님(뉴욕 원각사 주지)이 신도들의 간청으로 회주스님을 받아들이고 경암 큰스님의 장례식을 집전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해인 스님측이 문기성 위원에게 제기한 보림사 불법 침입 등 4건의 형사사건이 지난달 페어팩스 일반법원에서 불기소 처분됐거나 판사에 의해서 모두 기각된 가운데 16일 보림사 법인 이사진 선출을 위한 특별신도총회가 열리게 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보림사 전 신도회장 청재 법사는 “정우 큰스님이 우리 신도들에게 보림사를 지키라는 당부를 하실 때 불심이 살아나는 환희심을 느꼈다. 신도총회를 잘 치뤄서 보림사 중흥의 서원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밝혔다.
강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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