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가 9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중에 박근혜 후보의 지지자로 추정되는 남성으로부터 멱살을 잡히는 봉변을 당했다.
김 후보 캠프에 따르면 이날 오후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객석 통로를 지나 입장하던 김 후보에게 박 후보측 지지자 3~4명이 "당신 때문에 박 후보 표가 떨어진다"며 욕설을 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응하지 않고 김 후보가 지나치려 하자 한 중년남성이 먼저 팔목을 잡아챈 뒤 목을 움켜 잡았다. 다행히 수행비서들이 즉시 제지해 김 후보는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았다.
캠프 관계자는 "평소 김 후보가 박 후보에게 날선 비판을 하는 등 대립각을 세우자 박 후보의 지지자가 불만을 품고 폭행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박 후보의 지역구였던 대구·경북에서 연설회가 열린 탓에 분위기가 험악했다"고 말했다.
'남과 여'라는 제목의 김 후보측 홍보 동영상에도 비난과 야유가 집중됐다. 이 동영상은 박 후보의 부유했던 삶과 김 후보의 가난한 유년시절을 비교한 것으로 상영 도중에 일부 청중들은 욕설을 퍼부었다.
김 후보 캠프의 김동성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자신의 고향(경북 영천)을 찾은 후보가 고향 선후배들에게 폭력을 당하는 믿을 수 없는 사건은 바로 극심한 사당화와 줄세우기의 결과"라며 박 후보를 비난했다.
그는 이어 "박 후보를 자칭 따른다는 분들이 과연 상식 있는 사람들인지 확신할 수 없다"며 "구당의 충정을 해당 행위로 몰고 고향을 찾아온 후보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쓰는 것을 보면서 집권 후 박근혜 정권의 암울한 미래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고 씁쓸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 캠프는 김문수 후보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데에 유감을 표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 후보 캠프 조윤선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누구를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우리는 모두 새누리당이라는 울타리에 하나가 돼야 하는 가족"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 경선은 12월 대선 승리를 위한 화합의 장이 되어야만 한다"며 "김 후보에게 깊은 위로의 말을 드린다. 아울러 당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